메타버스 사피엔스 - 또 하나의 현실, 두 개의 삶, 디지털 대항해시대의 인류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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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메타버스 사피엔스>는 왜 메타버스가 중요한지를, 비즈니스 트렌드의 관점이 아닌 뇌과학자의 관점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책이다. 또한 메타버스 개념을 입문하는 책으로 가장 적당한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유튜브 강연을 원고로 출판한 것이라서 인류사의 큰 흐름들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하고, 곧장 뇌과학으로 넘어가 우리의 인식 자체를 건드린다. 애초에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가 메타버스를 마주하는 것과 같고, 세계가 현실일 확률이 10억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는 일론 머스크(가 보스트롬의 말을 인용한)의 말을 빌린다. 세계는 어찌 되었든 메타버스가 될 것이라는 듯이. 더 나아가 뇌과학자 특유의 관점으로 뇌가 현실을 보정하려 하기에 메타버스를 보아야 하고, 이 메타버스 내에서도 필터 버블로 인해서 공론장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매체 철학을 연구하는 나로는 제법 익숙한 내용들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이러한 개념들을 어려운 논문이나 학술서를 읽지 않고도 쉬이쉬이 전달한다는 점에서 훌륭한 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메타버스를 찬양하면서 이것으로 MZ를 규명하려 한다든지 하는 정치적/비즈니스적 관점을 치워버리고 오직 우리 세계가 메타버스로 도입했다는 것만을 담백하게 전달하는 작가의 태도도 맘에 들었다. 메타버스는 MZ의 전유물이 아니라 너무 일찍 도착한 개념이었고(나는 이 열광이 리니지나 아바타 게임에서 진즉 구현된 것이라 생각하기에), 그것을 코로나가 가속화한 것이지 MZ가 만들어낸 어법 자체는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저자는 메타버스를 건조하게 볼 것을 요구한다. 대체로 붕 뜨거나 아무말에 가까운 메타버스 열광에 또 하나마나한 소리를 얹나 싶었는데, 이 책은 메타버스에 대한 콜드리딩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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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악에게 묻는다 - 누구나 조금씩은 비정상
김성규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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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잘 정리할 것 같은 책이라 기대되는 책입니다!

밑에 100자 평을 단 사람은 책이 출간된 적이 없는데 어떻게 뭔 내용인지 알고 다는 거지... 나도 그런 초능력 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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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비트윈 : 경계 위에 선 자
토스카 리 지음, 조영학 옮김 / 허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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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비트윈: 경계 위에 선 자>는 빠르고 강력하다. 농장에 급작스레 침입한 괴한이 돼지들을 몰살하고 떠난다. 한편에서는 7살 때 사이비 종교 집단생활촌에 어린아이가 끌려 온다. 인간 광우병이라 할 수 있는 전염병이 전 세계를 휩쓸고 사람들은 미쳐서 서로를 죽이려 하고, 그럴수록 사이비 종교 집단에 사람들이 밀려든다. 주인공인 윈터는 사이비 종교 집단을 감옥이라 여기면서도 밖에서 생활한 것보다는 안락해서 처음에는 그곳을 나쁘게 여기지 않는다. 매그너스라는 사이비 종교 집단 교주는 윈터의 언니와 결혼하게 되고, 윈터는 자괴감에 인터넷에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있는지 검색한다. 사이비 종교 집단의 이름은 신 천국 인터내셔널이고 교주인 매그너스는 아담을 자처하면서 젊은 여성에게 접근해 성폭행을 저지른다. 그녀는 자신이 매그너스의 성폭행에 의해 태어난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언니를 구하려 하지만 이 종교를 탈출하기는 힘들다. 더군다나 밖에서는 나날이 전염병이 심해지고 사람들은 더 내부로 몰리게 되는데... <라인 비트윈:경계 위의 선자>의 매력은 세계관 설정이 탄탄하고, 이 세계관 아래에서 살 떨리는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전반부까지는 시큰둥하게 읽다가 중반부부터는 복선들이 풀리면서 생기는 카타르시스에 정신 없이 페이지를 넘겼다. 아마 할리우드에서 곧 판본을 사가지 않을까 싶은 책으로, 장르 소설로는 최적의 쾌감을 선사한다. 또한 코로나 이후를 비평하는 역할이 있는데, 코로나 이후에 우리는 서로를 겉으로는 믿을 수 없게 된 점이 있다. 이 소설에서는 사이비 종교를 그것과 연결해 실은 아군인 줄 알았던 사람이 적이고, 가족은 나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작가가 전염병의 역학 과정에 대해 얼마나 조사했는지 작가 노트에 드러난다. 사이비 종교의 설정이 조금은 더 실존적이고, 인물의 갈등이 더 깊었기를 바랐으나 이 정도로 만족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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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피싱
나오미 크리처 지음, 신해경 옮김 / 허블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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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피싱>은 틴에이지물이다. 다만, 할리우드의 틴에이지물이 지니는 환상들을 소거해나가면서 쓴 것이다. 밤새도록 계속 이어질 듯한 파티, 첫사랑, 쿨내 나는 관계와 팽팽한 긴장감이 없다. 어쩌면 코로나 시대에, SNS 시대에 그러한 세계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MZ세대의 틴에이지물이 어찌 쓰이는지를 잘 형상화한 책이다. 이 책은 우울하면서도 유머를 곁들이면서 10대들의 삶을 감싸려고 한다. SF 장르물의 외피를 지닌 책이지만 SF 설정들을 걷어냈을 때 지금 10대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남는다. 앞으로 절망밖에 없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밈으로 아득바득 버티는 세대, 온라인이 오프라인보다 안전하다 여기는 세대, 그리고 나가 아닌 누군가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세대. A.I와 친구로 지내는 세대. 


이 책은 스토커이자 방화범인 아버지를 피해 캣넷으로 숨어든 주인공을 다룬다. 문제는 아버지가 이 소설에 등장하는 방식이다. 아버지는 계속 뉴스에 등장하지만, 그 뉴스가 가짜인지 진짜인지 알 수 없다. 이 시대가 포스트-트루스라 불리는 시대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아버지는 실제 적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지금 이 시대가 처한 진실에 대한 불안을 상징하는 인물일 수도 있다. 무엇도 알 수 없는 시대라서 인간을 믿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럼에도 온라인 상으로 누군가와 연대할 수 있다는 믿음을 내비친다. 흑인 혐오, 여성 혐오 등 우리 세대의 문제에 절망하기보다는 그것들을 믿을 수 있는 친구들과 공유하고 위로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장르적으로도 재밌는 책이지만 10대에 대한 사변적인 사고실험 보고서라고도 할 수 있는 책이라서 유의미하다. 


물론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스릴러와 SF, 청소년 소설을 결합하는 작가의 솜씨는 훌륭하고, 책 편집이 깔끔한 편이라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동아시아 서포터즈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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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신의 오후 (앙리 마티스 에디션)
스테판 말라르메 지음, 앙리 마티스 그림, 최윤경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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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번역이고, 구성도 완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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