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자본주의 vs 야수 자본주의 - 번영과 탐욕의 두 얼굴, 자본주의는 어떻게 진화하는가
하워드 블룸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 / 타임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We entertain you
라는 말을 모광고에서 접한 지가 꽤 오래다. 문자 그대로, 우리 회사는 소비자 당신을 즐겁게 해 준다는 것인데, 어릴 적에는 참 멋도 모르고 웃긴다고 생각했었다. 이 회사가 어떤 식으로 우리를 기쁘게 할지 내심 기대를 한 것일까. 그 때는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 보건데, 광고가 그렇듯 어쩌면 자본주의의 한 속성인 소비자 환심을 사기 위해 계획적으로 접근하는 일종의 작전이었다.물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본심 여부를 떠나 일단 저 광고 문구가 아직 기억에 각인되어 있다는 것은 성공한 작전명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렇듯, 현재 우리는 원하든 원치않든 광고의 홍수 속에 있다. 필요로 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마음을 사로잡거나, 혹은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제품을 유심히 지켜보고 현명한 소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가 발전하는 것은 이런 끊임없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소비 행위 때문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절대 인간임에 거부할 수 없는 기본 욕구인 성과 폭력을 잘 이용한 효과적인 마케팅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행동 동기를 부여한다고 책의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런 예로 세익스피어 작품 속의 도덕적 흉물-살인,강간,복수,배신 등-을 관객인 우리에게 고발함으로써, 대.신. 우리 안의 난폭한 유전자를 잠재우고, 보다 긍정적인 방항으로 똑똑한 -플린효과-집단 인간 진화가 이루어진다고 피력하고 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숭배와 비판-항의-은 시대를 막론, 잠들지 않고 회자되는 문제다. 과연 어두운 탐욕과 서구사회에 번영이라는 꽃을 피워 준 자본주의의 이중적인 두 얼굴은 어떻게 진화되어 왔던가. 또 어떻게 해마다 거듭되는 자연의 미를 자본주의의 바탕 아래 다시 꽃피울 수 있을까. 에 대한 저자식의 주관이 역사적 , 경제적 ,생물학적 근거 아래 어렵게 생각될 법한 이론들을 풀어헤쳐 놓고 있는 책이다.


정리하자면 이런 것일 것이다. 자본주의는 결코 복수심에 이글거리는 극단적인 사회주의와는 다르다. 그 속에는 더러운 술수도 있고, 설레는 기대를 안은 희망도 있다. 다만 우리는 어떤 것에도 지나치게’ 치우지는 않아야 한다는 전제를 새겨야 했다. 슬픔 뒤에는 기쁨이 있기 마련이듯, 자본주의 체재도 자체 감정의 사이클 속에서 붐과 붕괴를 순환시키면서 발전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 했다.

마음을 움직이는 경영법이 각광을 받는 실정인 요즘이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감정을 관장하는 호르몬을 제대로 읽고 조정하는 기업만이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뜻이다. ‘수요는 숫자가 아니다. 수요는 욕구이다.’ 라고 부르짖는 만큼 인간의 (기본)욕구를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감성적인 기업이 소비자에게 요구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고 보면 된다.

소위 ‘우려 먹는다’는 이기적 부정 이면에도 무엇이 자본주의의 성공 가도를 촉진해 왔는지는, 이같은 인간의 감정 욕구가 한 몫을 톡톡히 한 셈이다. 최종적으로 자본주의 몸체를 지탱하는 최대 병기는 감정. 이런 기본적인 감정DNA를 소유한 인간의 유전학적 인자를 자본주의 성패와 저자는 끈끈히 결속시키고 있다. 그러기에 인간에게서 발생한 원인이 인간에게로 귀속될 때, 자본주의의 건강은 더 강화된다고도 마지막으로도 빼놓지 않는다.

책은 자본주의를 매개로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는 저자의 지식을 다각도로 뽐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결국 독자에게 살이 되는 지식과 선견지명을 제공하기를 바라고 그가 원하는 관심도 사려 한다. 마치 자본주의가 추구해야 할 목표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이로 인해, 기쁨의 순간들을 연발 만끽했다면, “우리는 당신을 즐겁게 한다”는 소귀의 목적을 제대로 완수한 셈이지 않을까.


자본주의 체재에 대한 맹목적인 찬반을 떠나서, 견해의 시각을 넓히고 싶으면 읽어둘 만하다. 사건,이론들의 전반적인 파노라마를 탐색할 수 있다. 견고해진 시스템 체계 위에 쌓아 올려야 할 환상의 인프라는 을 실현해야 할 우리들의 몫 -물질만능적 악습성(비리)을 수정해 나갈 것-으로 남아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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