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에서 배워라 - 해나 개즈비의 코미디 여정
해나 개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나 개즈비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불편하고 힘들어봐야 진정으로 그런 이들을 이해할 수 있구나 하는. 본인의 삶이 쉽지 않았기에 코미디쇼에서도 쉽게 다른 이들을 웃길 수 없는 건 아니었을까.

그런 점에서 어디 선가 불편하고 힘든 것이 있는 사람들이 더 크게 웃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어느 누구도 불편하지 않고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으므로 그녀의 코미디쇼에서 어느 한 부분 만큼은 우리를 웃길 수 있을 것이다.

무대에 서서 그녀는 단점을 꺼내 보이기를 서슴지 않는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데에는 10대 그리고 20대를 지나면서 스스로를 계속해서 탐구하고 의심하며 사랑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우리는 각자의 상처를 외면하기도 하고 꺼내어 들추어보고 치료해보기도 한다. 그녀는 어린 자신에게 가벼운 이야기만을 꺼낼테지만 나는 그녀를 만나면,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그 고난한 과정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샤 창비청소년문학 117
표명희 지음 / 창비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가 겪은 어떤 일도 너의 잘못 때문이 아니야. 목소리를 잃은 것도, 공항에서 사는 것도, 기도마저도 차별당했던 것.

“ 무슬림 소녀 버샤와 가족들이 난민 인정 심사를 위해 국제공항에 체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실어증을 겪고 있는 버샤의 비밀이 궁금증을 자아내며, 공항에서 만난 진우와의 인연이 버샤가 처했던 갑갑한 현실에 의지와 희망을 불어넣는다. 공항이라는 공간에 대한 재발견을 통해 난민 문제가 실은 우리 곁에 밀접하게 닿아 있는 일이라는 점을 환기하며,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첫발을 내딛는 버샤의 여정을 진실하게 응원하는 소설이다.” (출처 책 소개 중)

인천공항에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떠도는 난민들이 정말로 있을까? 있어도 눈에 띄지 않았겠지. 눈에 띄지 않아야 하니까. 모두가 떠난 공항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밤을 지새는 건 어떤 기분일까. 더럽고 위험한 곳이 아니니 다행스럽다고 생각할까? 기쁘게 잠을 청할 수 있을까. 누구나 난민이 될 수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난민 문제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아 왔기에. 소설 <버샤> 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난민 문제에 관심은 있지만 잘 모르는 사람이 시작하는 단계에서 읽기 좋은 소설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헤드라이너
임국영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을 쓰고 아차 싶었다. 혹여나 책이 부족하다는 말처럼 읽힐까 싶어 바꿀까도 고민했지만 그 대신 설명을 덧붙이기로 했다. 그게 아니라 책 속의 인물들이 그렇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물 설정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도 아니고, 그 청춘이란 것이 본래 어딘가 부족하거나 아쉽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게 나라는 말도 꼭 하고 싶었다.

중장년이 된다고 달라질 것도 없겠지만, 청춘은 그런 것 같다. 어딘가 부족하고 아쉽다. 잘 나가는 것 같다가도 삐걱대고, 자꾸 흔들리고 깨지면서도 잘 살펴보면 조금씩 잘 나아가고 있다.

헤드라이너 속 여러 이야기의 인물들도 그러하다. ‘좀 이상한데…’, ’저래도 되는 건가?‘ 싶다가도 뭐 어떻게 된다. 옷이 좀 이상하긴 한데, 장례식에서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애도하는 마음이 더 중요한 것이다. 깨지고 망가져도 일단 달릴 수 있다면 제일 필수적인 기능은 수행하는 것이 아닌가(물론 현실에서는 안전하고 튼튼한 것을 골라 타도록 하자).

그렇게 어딘가 부족하거나 아쉽지만 일단 괜찮았다. 작년부터 “오히려 좋아”라는 말도 유행하지 않는가. 청춘? 어딘가 부족하거나 아쉬워도 좋아. 난 너무 좋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튼콜은 사양할게요
김유담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인공 연희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이야기가 장미와 소연의 마음은 연희의 추측으로만 기술될 수 있다. 대체로 그러다보면 우리는 주인공의
입장에 서기 쉬운데 이 소설은 좀 달랐다. 시기는 다르지만 아무래도 나도 취업하고 사회초년생이었던 때가 있었기에 그런 것 같다.
슬프게도 난 장미와는 다르다. 내 꿈을 끝까지 쫓아가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면 연희 혹은 소연인데, 그 둘의 일부를 담아 잘 섞어내면 지금의 내가 될까 싶다.
아직 어른이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엔 직장에 선배들이 많고, 그렇다고 여전히 후배처럼 행동하기엔 내 아래 후배들도 많아지고 있는 지금, 나는 어떤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지 질문한다. 팀장, 성대리, 권의 장점을 아우를 수 있을까. 아니면 그렇게 하나를 갖고 하나는 놓치는게 어른일까 고민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에세이&
백수린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가을 읽어야 할 에세이 책이라고 하지만 저는 겨울과 내년 봄이 오기 전까지도 이 에세이는 읽어봄 직하다고 (저와 취향이 같다면 무조건 읽어보라고) 하겠습니다.

저도 지역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온전히 나 일수 있는 나 혼자 사는 집이 필요합니다. 작가처럼 산책하기 좋은 성곽 근처라면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하죠. 비록 망치를 들고 얼음을 깨야 하고, 그 밖에 집에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면 우당탕탕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이 어른이 되고 내 삶을 찾는 여정이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다소 괴팍한 이웃도, 가족 같이 따뜻한 이웃도 만나게 될 것이고 나는 따뜻한 이웃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겠지요. 그렇게 살다 보면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따뜻한 봄을 맞이할 것이라고 믿어봅니다.

세상이 점차 각박해져갑니다. 더 많은 것들이 제공되고 풍요로워지는데 마음은 그렇지가 않거든요. 그래도 이 책을 읽는 때 만큼은 잠시 마음의 풍요도 얻을 수 있어 기뻤습니다.

★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