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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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리즘: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


 

<오직 독서뿐>아포리즘이 모여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아포리즘이 무슨 뜻인지 몰라 사전을 따로 찾아보았네요. 여러분은 아포리즘의 뜻을 알고 계셨나요? 단어의 뜻을 알고 계시던 분이든, 모르고 계시던 분이든 아포리즘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아포리즘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짧은 시간에 엄청난 깨달음을 줄 뿐만 아니라 처음에 읽기 시작할 때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거든요. 405쪽의 다소 두꺼운 책 <오직 독서뿐>의 두께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까닭은 아마 아포리즘의 모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독서는 어떤 존재인가요? 즐거운 것인가요, 아니면 따분하고 지루한 것인가요. 우리네보다 인생을 한참 먼저 살았던 옛사람 9명은 그 어떤 사람들보다 독서를 즐기고, 독서에서 많은 것을 배웠던 사람이었습니다. 바로 허균, 이익, 양응수, 안정복,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홍석주, 홍길주입니다




모두의 이야기가 참 의미있지만, 그 중 몇개만 소개해드릴게요.


백수 양응수, 문맥을 살펴라


같은 말도 상황에 따라, 문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고는 합니다. 화자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하죠. 이전에 만난 적이 없는 행인의 비속어를 들을 때와, 욕쟁이 할머니 밥집에서 비속어를 들을 때의 기분은 참 다르니까요. 굳이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문맥을 살피는 행위는 참 중요합니다




백수 양응수는 글자가 놓은 형세와 앞뒤의 행간에 따라 그때그때 의미가 달라지니 사색이 필요해진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행간의 뜻을 파헤치며 책으로 공부 했던 때가 있었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한 적은 없었던 듯 하여 자연스레 반성하는 마음이 듭니다. 백수 양응수는 그렇게 따져 보고 견주어 보느라 공부가 잡스러워졌다고 하는데...


순암 안정복, 하학상달


'배운다는 것은 앎과 행함을 합친 이름이다.' 함부로 무언가를 배웠다고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배움의 뜻에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에서 학습이라고 한다면 다른 것은 제쳐두고 오직 빨리, 많이 외워서 다른 누구보다 좋은 성적을 얻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반면, 순암 안정복은 사물을 대하는 태도, 인간의 윤리를 무시해도 좋을 공부는 없다고 합니다


하학상달은 차근차근 밟아서 차츰 올라가는 공부다.

단번에 구름 위로 올라가려 들면 떨어져 다친다.

(중략)

공부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지,

사람을 넘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착각하는 사람이 뜻밖에 많다.

- 본문 166


연암 박지원, 독서의 좋은 방법

많은 책을 읽는 것 보다 더 어려운 일, 바로 매일 매일 꾸준히 정해진 시간에 맞춰 비슷한 양을 읽는 것입니다. 저는 책을 많이 읽어본 경험은 있지만 습관처럼 읽어본 경험은 없어요...

그런 제게 연암 박지원의 '독서의 좋은 방법'은 두 번, 세 번 읽어서 새길 만한 이야기였습니다. 군말 없이 그의 말을 전달해볼게요.


규칙을 정해 꾸준히 읽는다.

빨리 많이 읽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조금을 읽어도 제대로 똑바로 읽어야 한다.

외울 지경으로 읽어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잘 안다고 대충 넘어가고, 어렵다고 건너뛰고,

그나마 중간에 그만두면 독서의 보람이 없다.

- 본문 236


이 책은 다 읽었다고 책꽂이 꽂아 두고 다시 볼 일 없는 그런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 번에 다 읽진 못하더라도 종종 꺼내어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독서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요.




이 책은 서사가 없기 때문에 읽고 싶은 부분만 언제든지 골라 읽을 수 있습니다. 특별히 선호하는 지식인이 있거나, 마음에 드는 소제목을 찾으면 그 페이지를 펼쳐 한 쪽에서 한 장 남짓한 짧은 글을 읽는 것이지요. 저는 책을 읽기 싫은 날에는 215쪽을 펴보렵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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