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 - 단 한 번뿐인 오늘을 살고 있는 당신에게
아오야마 슌도 지음, 정혜주 옮김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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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뿐인 오늘을 살고 있는 당신에게. 그 말이 왜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는 건지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저는 이 말이 참 무겁습니다. 아마도 누군가에게는 주어지지 못한 단 하나뿐인 오늘이 제게는 그저 무료 하거나 피곤하기만한 하루로 지나가고 있기 때문일까요.

 

 

오늘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날이기에 누군가는 그 하루를 더 충실히 살아갈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저 그렇게 지나가버린 소중한 날에 대해 막심한 후회를 느끼며 좌절할 것입니다. , 하나뿐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더 큰 의지를 심어주기도 하는 동시에 무력함을 심어주기도 하는 것이죠.

 

<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의 저자이자 비구니(그냥 스님이라고 칭하면 안되려나요...) 아오야마 슌도는 자신의 일화를 통해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어른의 충고란 대체로 불편한, 소위 꼰대의 생각으로 읽힐 때가 많은데 아오야마 슌도의 글을 읽으면서는 좋은 어른의 조언을 듣는 듯했어요. 몇 말씀은 마음의 안정을 주기도 했고요.

 

여러 이야기 가운데 한 이야기는 꽤나 흥미로우면서도 크게 와닿았습니다. 바로 일본 유령 그림의 이야기입니다.

 

 일본의 유령은 대개 눈에 한을 품은 젊은 여성입니다. 그림도 머리를 마구 흩뜨린 젊은 여성의 모습이었습니다. 마쓰모토 가지마루 주지스님이 그 그림을 앞에 두고 유령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지요.”라며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첫번째는 헝클어진 머리를 뒤로 길게 늘어뜨리고, 두 번째는 양손을 앞으로 모으고 있으며 세 번째는 다리가 없는데, 이에는 각각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헝클어진 머리를 뒤로 길게 늘어뜨린다는 것은 이미 끝나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지난 과오에 계속 얽매인다는 뜻입니다. (중략) 두번째의 양손을 앞으로 모은다는 것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미래를 미리 걱정해서 이렇게 되면 어떡하지,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 하면서 앞으로 기우는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세 번째의 다리가 없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중략) 지금 이곳을 한없이 계속 잡으려는 듯한 모습을 다리가 없는 형태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109-111)’

 

이 일화는 결국 과거를 살리는 것도 죽이는 것도, 미래를 여는 것도 닫는 것도, 지금 현재의 삶에 달려 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112)’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루를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의 무거움을 가슴 깊이 느끼고 있는 제게 딱 맞는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그렇지 못했던 지난 과거에 대해 좌절하기 보다는 지금 현재에 있어 최선을 다하고 다가올 미래에는 더 나은 태도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 책, 여러 선인들의 말씀을 통해서 강조해온 현재에 충실하라는 메시지. 결론은 같을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이야기나 상황을 통해 전달되면 또 다시 나 자신을 경각하는 역할을 하고는 합니다.

 

오늘은 일요일입니다. 저는 오랜만에 친척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주말을 잘 마무리하고 내일부터 시작될 한 주를 위해 몸과 마음을 정돈하는 시간을 보내야겠어요. 충분한 휴식도 물론이고요. 여러분도 마지막 주말인 일요일을 그렇게 잘 마무리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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