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고구려는 왜 백제의 위기를 방관했나 편부터 시작합니다. 아마도 신라가 나당연합으로 삼국을 통일한 그 때부터 한국의 영토는 축소되고 중국의 신하국으로 자체적으로 만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만 해도 왕세자가 책봉되면 명, 청 으로부터 책봉교지를 받지 못하면 정당성을 입증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져 왔으니까요.
임진왜란에 대한 시선도 달리 합니다. 당시의 왜가 조선에 '정명향도가도입명(명을 공격하는데 조선이 길을 내어주고 길잡이를 하라)'국서를 보내죠. 히데요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도 자신의 중국 대륙 정벌 계획을 사전에 통보했다고 합니다. 당시 왜의 군사력은 전국시대를 거치며 총포를 이용하는 전술의 완송도를 높였고 세계 최고 수준의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실전 경험이 풍부했다고 하죠. 유교적 관점으로던 일본을 보는 시선으로던 그들을 무시하던 정부의 무능함은 쓰시마 도주가 미리 바친 조총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7년이라는 전쟁의 화마에 스스로 뛰어들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실제로 명이 조선을 도와준 것이 아니라 조선이 명을 살려준 것이라고 생각해도 무리하지 않다는 것이 작가의 의견입니다. 실제로 적극적으로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고 심지어 조선관료와 장수들에게 군림하고 패악질 했던 명군의 행태는 조선 군관의 사기를 떨어뜨렸을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조는 백성을 버린 군주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쟁 영웅으로 부터 왕위를 찬탈당하지 않기 우해 전란 극복의 공을 명나라에게 돌리죠. "재조지은(조선이 명의 뒤를 잇는 한족의 나라)라는 어이없는 소중화론을 내세우면서 말이죠.
이 외에도 조선은 지배층의 무지함으로 국제적인 역학관계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잘못된 선택들을 하게 됩니다. 그 결과가 일제식민의 시기 입니다. 한국의 근대화가 훨씬 뒤로 밀리고, 공산주의 사회주의 내전을 겪으면서 결국 오랜 분단의 아픔을 갖게 되는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내부적 권력싸움을 겪더라도 국가의 힘과 영토 확장이라는 공통주제로 하나로 뭉쳤다면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