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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잊어버려도 좋은 나이입니다 - 도쿄의대 노년내과 의사가 알려주는 인생 후반을 위한 현실 조언
가마타 미노루 지음, 지소연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7월
평점 :
휴대폰을 손에 쥐고서 손전화가 없다고 호들갑을 떨어본 적이 있는가?
슈퍼마켓에 다녀왔는데 무언가를 빠트린 것이 기억나 다시 다녀와야 했던 적이 있는가?
건망증이 심해져서 치매가 아닌가 내심 불안해한 적이 있는가?
기억의 지속시간이 점점 짧아져 가는 나이에 접어들면서 실수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10여 년 전, 서울역에 도착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한참을 걸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여행에서 구입했던 물건 모두를 객실 선반에 두고 내린 것이 기억이 나서 서울역으로 되돌아가 분실물 센터를 방문하기까지 했었습니다. 잃어버린 물건의 가치보다 혹시나 젊은 치매일까 불안해져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려야 했었습니다.
<적당히 잊어버려도 좋은 나이입니다>는 37년차 병원장이자 75세의 현역 내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지은이 가마타 미노루는 제목에서처럼 잊어버려도 좋은 나이에 접어들었다면 편하게 마음먹어도 된다고 말합니다.
나이 들면서 더 발전하는 인지 능력이 있다. p24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는 고령자와 20대를 대상으로 여섯 가지 인지 테스트를 실시했을 때, 20대가 기억력과 인지 속도 면에서는 훨씬 뛰어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언어 능력, 공간 지각력, 단순 계산 능력, 추상적 추론 능력에서는 의외로 고령자가 더 뛰어났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하죠.
이 실험의 결과는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고령자의 언어력, 지각력, 추론 능력은 오랜 시간 쌓아둔 경험치에서 발현된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경험의 자산이 어느 곳, 어느 상황에서든 빛을 낼 것입니다. 지은이는 지금까지 해온 일을 더 깊이 파고들거나,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일을 해보라고 제안합니다.
울적할 땐 몸을 움직인다. p133
'그때 이렇게 하면 좋았을걸.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과거에 일어난 사건으로 되돌아가 같은 생각을 반복하며 후회하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의 몸은 고개가 앞으로 수그러들고 시선도 바닥을 향합니다. 몸이 불편한 마음을 따라가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지은이는 전신 스트레칭을 제안합니다. 아침햇살을 맞으며 만세! 하고 가슴을 활짝 펴고, 새로운 기분으로 새로운 공기를 가슴 가득 들이마시자고 합니다. 과거의 답답하고 울적한 기분은 어느새 말끔히 사라져 있을 테니까요.
원하는 미래로 향하는 말만 입에 담는다. p149
"어쩔 수 없어, 어차피 난 못 해, 이미 틀렸어." 이런 부정적인 말을 버릇처럼 입에 달고 다녔다면, TV 방송국의 메인 아나운서 후지이 다카히코 씨의 코멘트를 눈여겨보세요.
"OO 이어도 상관없어"라는 말은 "OO이라서 좋아"로,
"OO밖에 없어"라는 말은 "OO도 있어"로 바꿔보라고 합니다.
그녀는 "내가 하는 말이 미래를 만든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고 책에서 전합니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순간 아차 했습니다. 최근에 내뱉은 부정 언어를 모두 주워 담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아니길 바라면서 한 말이지만 결국 내가 한 말이 다시 돌아오게 될까 봐 겁이 났던 것이죠.
마지막 장에서는 죽음을 앞둔 노년의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두었습니다. 마지막을 전해야 하는 의사의 불편한 심경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한껏 여유를 안고 유머를 말하는 분의 이야기,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정하고 담담하게 정리해 가는 분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소중한 것에 집중하며 지혜로운 노년을 만들어가는 쉬운 방법은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은 잊고, 의미 없는 집착을 벗어나라고 합니다.
갑자기 찾아온 기억력 감퇴와 건망증의 악화는 나에게만 일어나는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노년의 건강을 위해서는 근손실을 막을 수 있는 운동과 식사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자신의 마지막은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여유 있는 노년의 마음을 갖기를 바랍니다.
내가 하는 말이 미래를 만든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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