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도 상이 많아야 한다 - 임길택 선생님이 가르친 산골 마을 어린이 시 보리 어린이 22
임길택 엮음, 정지윤 그림 / 보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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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저번에 선생님이 고마웠던 적이 있다. 

운동회 날, 나는 달리기에서 꼴지를 하고 말았다. 엄마랑 동생이 다 봤을 텐데ㅠㅠ 

그러고 며칠 후에 공책을 나눠줬는데 공책 수만 보면 '넌 꼴찌구나'나 '너 1등이야? 

부럽다'가 판명 날 수 있었다. 난 꼴찌라서 고개를 팍 숙였는데 다 똑같이 공책을  

나눠주겠다길래 살았다ㅠㅠ 다른 애들이 독서평 쓴 걸 훑어보니까 '마음'이라는 시가 

제일 와닿았다고 하는데 나도 그렀다. 그래도 시험은 자주 치지만 않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시험치면 나는 싫지만 그래도 내 실력을 알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시험이 싫은 이유는 그 다음이다. 시험을 치면 등수가 나온다. 등수를 받아서 집에 턱  

갖다 놓으면 등수갖고 뭐라 그런다. 4학년 1학기 때 난 7등을 했다. 그냥 보통 점수니까 

그냥 알려주면 아무말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더 잘맞지 그랬냐고 하는 소리도 들리고 

중학생돼면 상위권이래야 김천여자 고등학교 간다면서-_-;; 그리고 등수가 나오고 뭐라고 

그런 다음엔 그걸 알아야만 대답할 수 있는 질문도 수두룩하다. "반에서 몇등하니?"나 

"우리 00이는 00점인데 넌 몇점이니?"라고 물어서 점수 안나왔다고 하면 "그래?그럼  

이번 중간(기말)고사 잘 쳤니?"라고 한다. "너 공부 잘하니?"라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너무 힘들다. 한번은 "에?아..그냥 보통요"라고만 하다 잘한다고 한 적이 있는데 계속 자기  

아들보고 나랑 비교하면서 너도 잘해야지.하는 거였다. 그 후로 걔한테 미안해 져갖고  

잘한다는 소리는 못했다.가끔은 원시인이 너무 부럽다.매일매일이 심심하지도 않고 

문자도 없고 수학은 커녕 숫자도 없고 고기만 먹을 때도 있고 거기서 먹는 곡식은 더 

맛있을 것 같다+_+굶어 죽거나 다치거나 할 수도 있지만 너무 재밌을 것 같다. 

만약 과거의 세계와 지금 세계가 따로 각각 있다면 죽어서 과거 세계로 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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