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픽션 - 지금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 테마 소설집
조남주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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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도시에 안부편지를 보냈다.
잘 사십니까?
도시들은 시티픽션으로 답장한다.
그럭저럭, 살고는 있습니다.

어느 아파트어는 '봄날아빠'라는 정체 모를 정보가 불법 입주하여 압가트가 들썩였고, 도시 한복판, 잊힌 왕과 왕후가 잠들어 있는 종묘에선 왕과 후를 모시는 영물이 회의에 빠진 도시인을 건져주기도 했다.
서울의 무인도에선 우리를 평행우주로 보내줄 프로그램이 일생일대의 질문을 하고 있을 때쯤, 누군가는 대관람차 안에서 시간의 거품을 느끼며 울렁였다고.
이처럼 도시의 답장에는 그럭저럭 사는 사람들의 사연으로 빽빽했다.

현실이라는 땅바닥을 딛고 사는 게 사람이지만 우리는 환상이라는 것에 일부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 환상은 픽션이란 이름으로 쓰여지고, 돌고돌아 또다시 현실이다.

한강조망의 아파트를 짓기 위해 부순 허름한 집에는 누가 살고 있었을까,
지진으로 무너진 문화재는 살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무한정 복원이 미뤄져도 과연 괜찮은 걸까,

이런 질문들이 앞다퉈 튀어나왔다. 누구에게도 답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아 차라리 밤섬으로 달려가(아니 헤엄쳐가) 그 존재에게 리셋을 부탁하고 싶기도했다.

그러나 또 현실이라는 땅바닥.
그럭저럭 살고는 있다는 답장에 고생하세요, 저도 어떻게든 살아보겠습니다, 라고 대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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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디에 사세요?
아니,
지금 어떻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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