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다 고아지.' 로 시작하는 시가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그 시를 떠올렸다. 비빌 언덕이 없거나 아주아주 낮은 청춘들이 서로의 팔을 얽고 나아간다. 더디고 슬프게.


슬픔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주저앉아 땅을 치는 통곡이 있는가하면 소리를 한껏 죽여 떨리는 어깨만이 슬픈 흐느낌이 있고, 목 놓아 울어놓고는 또 금방 소맷부리로 눈물을 쓱쓱 닦아내는 씩씩한 슬픔이 있다. 마치 이 책 속 청춘들의 슬픔처럼.


이 청춘들에게 콜센터란 아주 길고 화난 사람이 많은 환승게이트같은 곳이었다. 비행기는 지연되고, 날씨는 불길한 것이 기체가 뜰 것 같지 않고, 자꾸만 안내 방송이 나온다.
'이번 A기업에 탑승 대기 중인 고객님들께 안내말씀 드립니다. A기업의 정원은 이미 만석이오니 다음 탑승을 대기하여주시기바랍니다.'
화난 사람들은 길길이 날뛰고 서로 할퀴기도 하고, 화풀이 하며 또 또 화풀이 당하고,


그러나 청춘들이여.
비행기는 뜬다.
비행기가 뜨지않으면 배도 있고, 기차도 있는 법.
흔한 위로인가?
하지만 클리셰는 역시 클리셰다, 잘 먹히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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