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는 스토아주의자가 되었다 - 성격 급한 뉴요커, 고대 철학의 지혜를 만나다
마시모 피글리우치 지음, 석기용 옮김 / 든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를 탔다. 거의 출발시긱이 다 되어 갈 무렵 매표직원이 한 좌석을 2명에게 판매하는 실수를 해버렸다. 남는 좌석이 있었다면 문제가 없없을텐데 표는 매진이었다.
당연하게도 먼저 산 사람에게 좌석은 배정 됐고 나중에 산 사람이 거세게 항의해서 버스는 출발시각 10분후에도 출발하지 못했다.
탑승하고 있던 승객들은 짜증을 내기 시작했고,
나는 '스토아주의'를 읽고있었다.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리. 이것은 어차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인것을.

이것은 스토아주의의 통제이분법이다.

나는 이것을 스토아주의의 핵심이라고 이해했다. 어찌나 많이 반복되는지 작가는 스토아주의의 가르침 중 하나인 반복하기를 우리에게 몸소 가르친다.

읽다보니 이 이분법이 어찌나 합리적이고도 지혜로운지 모든 상황에 이분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친구가 약속시간에 늦었어? 약속시간을 정하는 것까지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 걔가 지킬 지 말 지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
저 사람이 숙제를 안 해왔네. 숙제를 주는 것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 해오고 말고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
택배가 지연 돼? 주문까지가 내 통제, 배송은 내 통제가 아님.

내 역량밖의 일에 짜증내고 초조해하고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건 사실 없다. 순간의 내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글쎄.

그렇게 생각하고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것이 바로 이너피스?


이 책은 어려울 수 있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렇지만 되게 재밌을 수도 있다.
나도 그랬으니까.

뉴요커 말많은 교수의 끊임없는 TMI를 따라가다보면 독자는 에픽테토스와 주절주절 상담을 하고 있을 것이다.

저 쓰앵님,
저는 요즘 애써 잠재워놨던 관심병이 도진것같은데 어떡하죠?

노예여,
내 제자가 그렇게 손가락 부르트도록 쓴 통제이분법을 내면화하세요. 그대가 결정할 수 있는것은 키의 방향뿐이고 바람의 방향과 세기는 결정할 수 없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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