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자국
정호승 지음 / 책읽는섬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태어나고 자라고 살면서 누군가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은 단언컨대 없을 것이다.

누군가는 피가 철철 나는 가슴을 싸안고 못박은 자를 원망하며 떠났을 것이며 또 누군가는 박힌 못을 빼 상대의 가슴에 똑같이 찔러 넣었을 수도 있고,

또는 가슴에 못박힌 채 서툰 망치질로 네 손이 다치지 않았나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상처주느라 오히려 상쳐 입은 너를 꼭 안아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안긴 네가 다칠까봐 튀어나온 못을 더욱더 제 가슴 깊숙이 찔러넣으면서 말이다.


깊이 후회하고 참회하여 못 뺀 자리에 지워지지 않을 못자국이 남는 것처럼 다친 마음엔 흉터가 남는다.


상처를 주지 않는 사랑이 어디있으랴.


그러니 사랑은
상처받겠다는 상처를 받아도 상관없다는 각오를 동반하는 것이니


사람들아,
적어도 딱지앉아 새살이 차올라 가려울 때 긁어 다시 피내지 말고, 호호 바람 불어 잘 달래주기라도 하거라.


흉터가 조그마하게 남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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