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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 변신.화부 ㅣ 클래식 투게더 Classic Together 16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철규 옮김 / 아름다운날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에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
절망하지 마라. 설사 당신이 절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절망하지 마라. 이미 끝장이 난 듯싶어도 결국은 또다시 새로운 힘이 생겨나게 되어 있다. 모든 것이 정말로 끝장이 났을 때는 절망할 여유도 없지 않은가?” -프란츠 카프카
독자들이 카프카 문학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인간 존재의 불안과 고독, 그리고 극한 상황에 놓인 현대인의 이야기를 놀라울 정도로 잘 녹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프카의 단편들은 소심하고 나약한 개인의 일상이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권위의 힘에 맞서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그린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들 소설 속 주인공들은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처럼 벌레가 되어버려 나중에는 가족들에게 철저히 버림받은 후 죽음을 당하거나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기 때문에 어쩌면 상당히 암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평전이나 일상의 자취들을 보면 소설을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지극히 권위적이고 자식들에게 일방적인 상처를 가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카프카는 소설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항거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소설들이 대부분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고 있지만 강렬한 여운으로 남는 이유는 그만큼 주인공들의 몸부림이 처절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왜 카프카 소설을 읽어야 할까요?
그의 작품들이 어찌 보면 현실을 잔뜩 뒤틀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을 찬찬히 헤집어보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고 생생해서 문득 우리네 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때때로 카프카의 작품에 대해 지나치게 난해하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책장을 덮어버리는 독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작품들 대부분이 시공간을 뛰어넘는 풍부한 비유로 이루어져 있고, 양파껍질처럼 벗겨도 벗겨도 그 실체를 온전히 알 수 없는 무한한 해석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비밀을 안다면 절대 책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카프카의 단편을 토론하면서 실존주의의 지향점은 물론 사회적 배경, 문제의식 등에 따라 다각도의 토론이 가능합니다.
나는 멋진 상처를 갖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것이 내가 세상에 나오면서 한 몸치장의 전부였다. -<P.124 시골 의사 >
“왜 이 모든 걸 참고 계시죠? 당신은 그 누구도 당해 본 적이 없는 부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스스로를 지켜야 합니다.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말해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사람들은 진실을 전혀 알 수 없습니다.” -<P.176 화부>
“그녀가 스커트를 이렇게 들추는 바람에, 넌 그녀에게 접근한 거야. 그리고 안심하고 그녀와 즐기기 위해서 어머니의 추억을 더럽히고, 친구를 배신하고, 네 애비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침대에 밀어 넣은 거야.” -<P.297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