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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ㅣ 클래식 오디세이 4
제인 오스틴 지음, 뉴트랜스레이션 옮김 / 다상출판 / 2019년 1월
평점 :
다상의 <오만과 편견>은 장편소설이지만, 주인공의 이야기가 짧게 느껴질 정도로 속도감 있게 읽혔다. 그것이 단순한 연애소설이어서는 아닌 것 같다. 마치 아이폰이나 현대자동자의 광고처럼, 대중성과 예술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어쩌면 이렇게, 미치도록 빠져들게 만들면서도 품위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레지날드 파러의 “오만과 편견은 영국 문학의 가장 위대한 기적이다.”라는 말을 진심으로 인정하게 된다.
무도회에서 엘리자베스를 처음 본 다아시는 그녀가 예쁘다는 생각은 못했다. 두 번째 그녀를 만났을 때는 반드시 흠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마침내 엘리자베스의 얼굴에 예쁜 구석이 거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그렇게 공표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그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엘리자베스의 검은 눈동자에 어린 독특한 분위기가 무척이나 지적이라는 사실을. 그 점을 깨달은 데 이어 그에 못지않게 체면이 상하는 다른 깨달음이 뒤따랐다. 엘리자베스의 몸매에서 균형을 깨뜨리는 결정적인 요인을 한 군데 이상 찾아냈으나, 그것이 오히려 그녀를 발랄하게 보이게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엘리자베스가 상류사회의 예절을 지키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주변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위트에 끌리고 말았다
다아시 씨가 그녀 쪽으로 의자를 살짝 당기면서 말했다. "고향에 그렇게 집착해서는 안 될 텐데요. 롱본에 영원히 사실 것도 아니면서." 엘리자베스는 깜짝 놀란 듯했다. 다아시 역시 짧은 순간 미묘한 감정의 변화가 일었다. 그는 냉정을 되찾으려고 의자를 다시 뒤로 옮기더니 테이블에서 신문을 집어 들고는 말했다. "켄트가 마음에 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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