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가족 단비어린이 문학
임지형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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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떠올리면 난,
'편안함과 휴식을 주고 늘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는 존재'
라고 생각이든다.

제목이 나무가족이다.
나무가 전면에 크게 보이지만 나무가 중심인 이야기는 아닌것 같다. 그래서 나무가 지닌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아빠가 불쌍하지만 또 불편하고 답답한 하준이는 왠지 아빠와 둘만 있는 시간이 어색하다.
이전에 눈이 잘보일때는 바빠서 함께 있는 시간도 별로 없던 아빠가 이젠 오랜시간 함께하며 애정표현을 하는것이 부담스럽다.
하준이의 아빠는 처음부터 눈이 안보였던것은 아니다. 병때문에 눈이 안보이게 되었다.
어느날 부터 하준이도 칠판이 잘 보이지 않아 안과검진을 받았다. 아빠의 병이 하준이에게 유전이 되었단다. 언젠가 하준이도 아빠처럼 앞을 볼 수 없단다.
아빠처럼 자신도 앞을 보지 못할거란 소식에 아이는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을까?
애 어른인양 엄마를 힘들게 하고싶지 않아 모른척 마음을 속였지만, 옆에서 봐온 아빠의 모습이 미래의 내모습일거란 생각에 짜증만이 가득하다
남해까지 같이온 가족여행지에서도 애써 밝은 엄마의 모습 뒤로 하준이는 불안한 표정이다.
거울속 자신을 바라보며 찡그린 얼굴의 하준이는 미안함과 짜증이 혼재한다.
폭풍우가 거세 모든걸 삼켜버릴듯 무서운밤 정전에 세상은 암흑이 되고 하준이는 앞이 전혀 보이지 않음에 외롭다는 생각을 했다.
아빠도 이렇게 외로웠겠구나!
같이 있어도. 아무것도 볼 수 없다면, 외롭겠구나
나의 불안과 미안함은 아빠덕분에 해소된다. 감각적으로 어두운곳에서도 익숙한 아빠, 하준이는 아빠품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새롭게 아침을 맞는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다. 아니 제약이 많아 요리를 한다거나 그림을 그리는 일은 불가능할거라 여겼다. 하준이도 그랬나보다.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못하는 일이 많을거라는 것은 편견이었다. 멀쩡히 앞이 보이지만 나도 요리에는 그리 좋은평가를 받지못한다.
하준 아빠는 보이지 않는것 보다 볼수 있을때 놓치고 보지 못했던것에 미안해한다. 바빠서 아들과 함께하는 중요한 순간을 놓친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하준이 커갈 시간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나도 그런거 같다. 바쁘다는 핑계로 '잠시만, 나중에'를 내걸며 아이의 시간을 모른척했다. 보지 못했다. 아이와 함께할 시간에 막내를 시점으로 따져도 10년 남짓일텐데....:
산책길 키큰 은행나무가 부러진걸 보며 지난밤의 무시무시한 폭풍의 위력을 느낀 하준이는 돌아본 작은 나무들에 놀란다.
작은 나무는 지지대에 도움을 받아 온전히 서있는 것이다.
제목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서로가 서로에게 지지대가 되어주며 세상을 살아가는 것, 시각장애인 아빠를 아들 하준이 돕고, 하준의 앞날을 아빠가 이끌어주며, 엄마는 든든한 배경이 된다. 그렇게 튼튼히 자라는 나무가족이다.
가족은 하나의 큰 나무나 뿌리에서 부터 가지끝 나무잎사귀까지 하나하나 구성원이 되어 잘 자라게 서로를 돕고 지지한다.
그리고 또 다른 가족의 힘으로 지지대가 되고 커가고 세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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