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코 이야기
김민정 지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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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떠올려도 마음이 아프다.

겪어보지도, 제대로 알고 있는지도 모르는 이야기에 이리도 마음이 아픈 것은, 단편적이더라도 어르신들의 짧은 증언을 들었던 그때 그 티비 때문이었다.

그리고, 2016년 딸과 함께 읽은 동화책<평화의 소녀상>이 큰 계기였다.
아이와 책을 읽고, 관련 영상을 보며 그 작은 가슴에 무엇이 남았는지 우리 지역에 소녀상이 어디 있나며 찾아보자고 했던 일이 시작이 되어 비오는 날, 지하철을 타고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곳 까지 찾아가 꽃 한 송이 놓아 두었다.

하나꼬는 花子의 일본이름이다 꽃분이 할머니는 꽃이란 이름 때문에 머나먼 이국땅 캄보니아에까지 끌려가서 '하나코'란 이름으로 불린다.
그놈의 오까상은 음흉한 얼굴로 우리의 소녀들을 낙원이란 유곽에 가두고 일본군인들에게 무참히 짓밟히게 한다.
그분들의 이름조차 무참히 밟히었다
일본군 위안부의 이야기, 위안부란말보다 성노예란 말이 더 정확하겠지만 그렇게 불리기엔 또 그 분들에게 미안하다.
당해온 그 세월만치 보상도 사과도 받지 못한 할머니들, 그리고 그들을 명명하는 이름조차 종군위안부에서 정신대, 일본군 위안부, 성노예까지 다른 시간 다른 마음을 담았지만
딱히 어떤 단어로 불리는 것이 옳을지?
명명이 중요하기 보다 할머니들이 인정하고 상처를 보듬어 알아줄 단어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여전히 일본은 이미 끝난 일에 사과와 보상을 원한다며 우리에게 항의한다. 하지만 제대로된 사과와 제대로 된 보상이 없었기에 계속 집회와 반성을 촉구하는 것이다
책 속 챕터마다 꽃이 예쁘게 피어있다. 단어들도 이쁘다. 하지만 그 이쁜 꽃과 단어가 왜이리도 아릴까?
캄보디아에서 사는 렌 할머니는 꽃분이 할머니의 동생 금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 캄보디아 위안소에서 무참히 일본군인에게 짓밟혀 버려졌다. 고향의 말도 잊고 얼굴도 변했지만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나도 당신들처럼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어요.'
'우리 아버지는 나더러 꽃처럼 이쁘게 살라고 꽃분이란 이름도 지어줬습니다.'
ㅡ하나코 이야기 중

싸이렌 소리에 잊었던 기억을 되찾은 꽃분이 할머니는 동생의 죽음을 기억해 낸다. 너무나 사랑했던 동생의 죽음을 인정할 수없어 기억에서 지워낸 할머니는 70년가까이 동생을 찾았다. 어쩌면 동생에 대한 그리움이 삶을 사는 지탱끈이었는 지도 모른다.
이름조차 남의나라 꽃이름으로 불려야 했던 조선 소녀들에게 어느곳에 계시든 편안하시라는 안부를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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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으로 솔직히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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