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없는 완전한 삶
엘런 L. 워커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30세가 다가올 무렵, 결혼과 출산을 생각하면 마음이 조급했다.
(지금 생각하면 창피할 정도로)
그때 내 상태가 어땠느냐하면, 당장 결혼하고 아이를 낳지 않으면 사회의 낙오자가 될 것 같은;
그런 근거 없는 조바심에 내 자신은 물론 남친도 힘들게 했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그렇듯 계획대로 되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결혼 역시 마찬가지고 출산은 더욱 그렇다.

지금 내 상태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결혼과 출산에 대한 관심이 점점 없어진다.
지금 고민은 어떻게 하면 출판사를 오래 운영해서 먹고 살 수 있을지가 가장 크다.
30대 초반까지 내 마음을 뒤흔들었던 그 고민들이 이제는 다른 고민으로 바뀐 것이다.
먹고사는 문제로 바빠서 그런지,
결혼과 출산 욕구와 관련 있는 호르몬이 말라버려서 그런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때로는 '내 아이'에 대한 생각을 종종 하기는 한다.
30대 초반처럼 조바심에 안달이 난 상태가 아니고, 노년을 상상하듯 막연하게 떠올리는 것이다.
'아이가 있으면 어떨까, 더 늦기 전에 아이를 하나라도 낳아야 하나, 아이가 없으면 노년에 많이 외로울까,'
뭐, 이런 식이다.
'내 아이'를 경험해보지 않아서 아이가 없는 삶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러다 푸른숲에서 나온 <아이 없는 완전한 삶>을 발견했다.
막연하게 상상하던 아이 없는 삶에 대한 고민을, 그 실체를 드러내줄 것 같아서 선택한 책이다.

이 책은 제목부터 좀 편파적이다. ㅋㅋㅋ
하지만 아이가 없어서 완전한 삶이 아니고,
아이가 없어도 완전한 삶이라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저자는 남자친구와 아이를 낳지 않고 사는 심리학자다.
저자의 프로필을 보고 아이가 없는 부부의 상태를 심리적으로 분석해 과학적 내용을 담아 소개하는 책인가 짐작했는데 그런 부분은 적다.
심리학의 방법이 그러하듯이 대상자의 인터뷰를 통한 사례 소개가 주를 이룬다.

우선 아이를 낳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 한국의 문화와 미국의 문화가 생각보다 유사하다는 데에 인상을 받았다.
아이가 없는 부부에 대해서는 무언가 결핍됐으리라는 편견,
아이를 싫어하는 여성은 감정적으로 차가울 것이라는 편견 등은 미국에도 존재했다.
그래서 저자는 '아이 없는'의 표현을 'childless'가 아닌 'childfree'라고 하자고 제안한다.
동성애자들이 용기있게 자신들의 주장을 외치는 것처럼 아이 없는 부부들도 점점 앞으로 나서서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부분도 있다.
미국에서도 아이 없이 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미국이기에 파격적인 주장도 있다.
아이 없는 부부는 두 사람 다 일하기 때문에 돈도 많이 벌고, 세금도 많이 내는데,
혜택은 왜 아이를 가진 가정에만 주느냐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무척 부당하다고 성토한다.
나는 세금 문제에 대해 아이 키우는 분들은 아무래도 힘드니까 혜택을 좀 더 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 부분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이 책에서는 세 부류의 아이 없는 커플들을 소개한다.
어쩌다 아이 없이 사는 경우, 아이를 낳지 않기로 선택한 경우, 아이를 갖지 못해 아이 없는 삶을 사는 경우가 그것이다.
사실 어느 쪽이나 당사자의 계획대로 아이 없는 삶이 된 것은 아닐 것이다.
아이를 낳지 않기로 선택했다는 것도 그 선택을 한 상황이 됐기 때문일 테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이 딱히 없으면서도 출산과 전통적인 가족 구성을 찬양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들어가는 말 中_12페이지)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

나 역시 아이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없이 사는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다만 선택을 할 때 장점과 단점을 충분히 파악한 후 결론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듯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장단점이 당연히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 장단점을 파악하게 하는 데에 꽤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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