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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수술 -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비과학적 수술의 진실
이안 해리스 지음, 정유선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수술에도 가짜 수술이 있을까란 궁금증이 생겼다. 이 책의 저자는 정형외과 전문의인 이안 해리스이다. 그는 이 책에서 무얼 말하려고 했던 것일까? 의료인의 입장에서 수술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알 필요성이 있을 것 같았다.
저자는 과학보다 플라세보 효과에 기대온 수술의 근거를 따져보고 비과학적인 수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모든 수술이 헛되거나 해롭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과학적 근거가 부족함에도 의사들은 수술을 시행하고, 전통적인 관행과 부족한 근거에 기반해서 이루어지는 수술이 치료의 유효성을 정확히 평가하지 못함을 지적하고 있다.
책에는 플라시보 효과가 무엇이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부터 시작해서 유효성 결여로 자취를 감춘 수술들, 효과가 의심스런 수술들, 앞으로 환자, 의사, 연구자, 후원자, 사회가 할 수 있는 일까지 폭넓게 살피고 있다. 플라세보란 흔히 설탕으로 만든 위약을 효과가 있다고 속이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플라세보는 ‘효과가 없음’을 의미하지만, 플라세보 효과는 환자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 믿고, 이러한 심리적·인지적 기제를 바탕으로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유효성 결여로 자취를 감춘 수술들에는 치료 효과가 없거나 수술이 불필요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사혈, 근치적 유방절제술, 정두엽 절제술, 추벽 증후군 등이 그 예이다. 효과가 의심스러운 수술들에는 요즘도 시행되고 있는 수술들이 많았다. 척추유합술, 다발성경화증 수술, 자궁절제술, 제왕절개술, 무릎 관절경 수술, 충수염, 골절 수술 등... 이중에서 제왕절개술은 현재도 많은 임산부들이 받고 있는 수술이다. 제왕절개술의 이로움은 과대평가된 반면 해로움은 과소평가되었고, 이는 이 수술이 남용된 까닭이라고 말한다. 의사가 제왕절개를 하는 주요 원인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고, 제왕절개를 시행하는 것이 정상 분만을 권하는 것보다 의료 소송에 휘말릴 확률이 적기 때문이라고 꼬집으면서 안전한 자연분만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로봇 수술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로봇 수술은 그럴듯하게 보이고, 수술 후 환자의 호전을 입증하는 연구가 있지만, 환자의 건강 개선에는 그다지 효과가 뛰어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아직 효과가 정확히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무조건 로봇 수술이 좋다는 생각은 삼가야 할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와 연구진들이 관찰 및 검증한 바를 말하면서 대부분의 수술이 과학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임상에서 바로 시행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문제점인 수술의 비과학성, 비용, 의료 사고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