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시를 좋아해서 시집을 많이 읽었는데 요즘은 통 읽을 기회가 없었다. 오랜만에 좋은 시들을 읽고 싶어서 이 책에 더욱 눈길이 갔다. 시란 짧은 글 속에는 많은 이야기들을 함축하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의 내면을 가장 잘 풀어내는 것이 아마도 시일 것이다.
저자인 김정한 시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국내외 명시 48편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책은 크게 5장으로 나누고 "희망, 사랑, 취함, 삶의 답, 인내"라는 주제로 주옥같은 시를 소개하고 이야기한다.
이 중에는 내가 애송하는 시도 있는데,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란 시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쁜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또다시 그리움이 되나니"
이 시를 학창시절에 읽으면서 참 많은 위안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절에는 낭만적인 감성보다 입시위주의 공부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여서 이 시기가 빨리 지나가서 어른이 되기를 바랐던 것 같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에는 다른 여러 일들 때문에 또 스트레스를 받으며 산다. 학창시절에 읽었던 느낌과 지금 이 시를 읽는 느낌은 조금 차이가 나지만, 모든 것은 지나가고 지난 것은 그리움으로 남는다란 시인의 말은 여전히 위로를 준다. 책에는 시를 소개하고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간다. 푸시킨 시인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그의 삶은 치열했다고 한다. 아내와 치정관계였던 귀족과의 싸움 끝에 총상을 입고 38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을 했다. 저자는 이 시는 실패한 뒤 다시 일어나려는 그 누구에게든 위안과 용기를 주는 시라고 말한다. 이렇게 저자의 이야기 속에는 그 시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 책은 하루하루 바쁘게 살면서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휴식을 주는 선물같은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