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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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저자는 <오베라는 남자>를 비롯해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을 쓴 프레드릭 배크만이다. 그동안 그의 작품들에서 느꼈던 점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감동을 주는 점이었다. 이번 책은 이전의 익살스런 캐릭터들의 겉표지와는 달리 캐릭터의 그림이 없다.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왠지 슬픈 생각이 들었고, 책의 크기가 작고 분량이 적었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은 감동적이었다.  

책의 내용은 치매에 걸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와 손자인 노아, 그의 아들과 주고

받는 작별인사이다. 할아버지와 벤치에 앉아 있는 노아는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할아버지는 손자의 이름을 남들보다 두 배 더 좋아해서 항상 ‘노아노아’라고 부른다. 벤치 아래에 활짝 핀 히아신스들은 할머니의 꽃이라고 한다. 할아버지는 문득 아내를 사랑했을 때를 추억하고 아내를 떠나보냈을 때를 떠올린다. 차츰 기억을 잃어서 더 이상 아내를 생각하지 못할까봐 두려워한다. 할아버지는 수학을 좋아하였는데, 아들인 테드는 글짓기를 좋아했다. 아들과도 가끔 벤치에 앉았는데, 테드는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를 안타까워한다.

대화의 내용 중에 눈물짓게 만든 구절이 있었다. “노아노아야,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약속해주겠니? 완벽하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게 되면 나를 떠나서 돌아보지 않겠다고. 네 인생을 살겠다고 말이다. 아직 남아 있는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거든.”(p.133)

책에는 아름다운 삽화도 첨부되어있어서 이들의 대화를 더욱 애잔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노인과 천천히 헤어짐을 배워가는 가족들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별이야기를 통해서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던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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