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요 - 단 하루도 쉽지 않았지만
케리 이건 지음, 이나경 옮김 / 부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가끔 호스피스 병동에서 환자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하는 호스피스들을 보면 참 대단하고 의미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케리 이건은 결혼 후 첫 아이를 출산하면서 투여한 진통제의 부작용으로 몇 달간 정신질환 증세를 겪었고, 완치 후 트라우마로 오랜 시간 깊은 우울감과 상실감에 빠져 있었다. 이런 저자는 호스피스에서 채플런으로 일하면서 죽음을 앞둔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환자들이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돕는 동안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치유의 힘을 직접 경험한다. 그녀를 치유한 감동적인 이야기와 그들이 삶의 끝에 와서 깨달은 통찰들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책을 저술하게 되었다고 한다.

책에는 “가족, 비밀, 몸, 희망, 회색 지대, 상실, 변화, 믿음, 사랑, 고통, 죽음, 삶”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아파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말 할 것이라고 한다. 그들은 가족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받지 못한 사랑, 표현하지 못한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이 필요한 관계에 부재했던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삶의 의미는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니라 바로 가족 간의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비밀의 주제에는 글로리아라는 여성이 젊은 시절 자신의 친한 친구의 남자친구와 관계를 맺어서 낳게 된 아이를 시설에서 낳은 후 되찾아 온 이야기를 한다. 아이를 되찾아 온 일은 그녀가 평생 가장 잘 한 일이지만 남들에게 손가락질 당할까봐 평생 입을 다물고 살아온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이 밖에도 각각의 주제에는 슬프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있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하루하루를 더욱 소중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저자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치유와 깨달음을 얻었듯이, 나 또한 책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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