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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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바닷가 작업실’이란 단어가 왠지 평화롭고 자유스럽게 느껴졌다. 책의 겉표지에는 다소 생소한 슈필라움의 심리학이란 문구가 있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일까?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는 문화심리학자인 김정운 씨다. 그의 약력을 살펴보면 교수직을 버리고 그림 공부를 하러 유학길에 오른다. 그리고 2016년 한국에 돌아와서 여수에 살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그림과 글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여수에 살면서 바다를 보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에세이집이다. 다소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부터 바꿔야하며, 구체적으로 애쓰지 않으면 행복은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슈필라움은 독일어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의 주체적 공간’을 뜻한다.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심리적 여유까지도 포함하는 단어이다. 현대인들은 과연 몇 명이나 이러한 공간을 가지고 있을까? 저자는 여수 남쪽 섬의 미역창고를 작업실로 개조하고 글과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다. 미역창고(美力創考)라는 작업실 이름은 ‘아름다움의 힘으로 창조적인 생각을 한다’(p.56)라는 뜻이다. 지인들은 그가 섬에 이런 작업실을 만드는 것을 많이 우려했지만,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하는 일을 실천하였다. 그의 이러한 태도가 부럽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신만의 슈필라움을 만들고 삶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책에는 시선과 마음, 물때와 의식의 흐름, 미역창고와 바닷가 우체국, 불안과 탈맥락화...등의 주제로 저자가 자신만의 슈필라움을 찾아가기까지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책의 사이사이에는 섬의 모습을 담은 아름다운 사진과 그가 그린 그림이 첨부되어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을 읽어나가면서 슈필라움이 현대인들에게 참 필요하고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진짜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를 뒤돌아보게 되었고, 그것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나만의 슈릴라움을 저자처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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