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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 - 세월을 이기고 수백 년간 사랑받는 노포의 비밀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이자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일본의 교토는 우리나라의 경주와 같은 천년고도인 도시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실제로 이곳에는 100년 이상이 된 가게가 많다. 이 책은 교토에서 3대 이상 걸쳐 이어오고 있는 가게들의 역사와 경쟁력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3대 이상 꾸준히 가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가게들이 많지 않다. 새로운 것보다 오래된 전통을 지켜나가는 일본의 모습에서 분명히 배울 점들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노포들은 오래된 음식점뿐만 아니라 목욕탕, 게스트하우스, 서점, 도장가게 등 다양한 업종을 망라한다. 일본의 음식을 떠올리면 초밥이 생각나는데, 책의 첫 번째 이야기 교토의 고등어 초밥집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고등어 초밥집인 ‘이즈우’는 1781년에 창업하였다. 고등어 초밥의 탄생을 살펴보면 창업주는 간판 상품을 고등어 초밥으로 정하고, 정형화되지 않은 고등어 초밥을 기술이나 식재료를 엄선해 일루 요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창업주는 새 사업을 시작할 때 간판 상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기술이나 식재료를 엄선해서 좋은 초밥을 만든 것이다. 한 가지 예로 고등어 초밥은 주로 고지대에서 재배한 쌀인 시가산 고슈미를 쓰는데, 한번은 평년보다 기온이 낮았던 여름에 쌀이 부족해서 태국 쌀을 수입해서 사용했는데 완전히 실패했다고 한다. 쌀 부족으로 가게를 닫을 수밖에 없을 때 거래하는 쌀가게에서 이즈우 가게의 쌀만큼은 국내산 쌀을 확보개주겠다고 약속해주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즈우 가게를 진실로 생각해주는 거래처를 갖는 것은 큰 재산일 것이다. 또한 이즈우의 7대 사장인 사사키 가의 은혜 갚기 이야기에서 배울 점들이 많았다. 이밖에도 문화와 소통의 상징이 된 니시키유 목욕탕, 일본 불교의 역사가 담긴 전통 게스트하우스인 도나미 츠메쇼, 약 500년 전에 창업한 전설 속 사탕가게인 미나토야...등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책을 읽으면서 기회가 된다면 이 책에 나온 가게들을 꼭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것을 이어가는 노포들을 보면서 무엇이 지금까지도 그들을 지탱해주고 있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