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백년 가게

서울 백년 가게
이인우 지음 / 꼼지락 / 2019년 1월

외국을 여행하다보면 오래된 가게들이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서울에도 백년가까이 된 오래된 가게들이 제법 많이 존재한다.

이 책은 서울에 존재하는 골목 구석구석에 숨은 역사가 오래된 최고의 가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게의 탄생과 성장, 성공에 관한 이야기에는 경영 노하우와 성공비결 등을 엿볼 수 있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총 24곳의 백년 가게들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카페, 고서점, 음식점, 양복점, 대장간, 빵집, 극장, 미용실 등 다양한 가게들이 있다. 이들 가게들 중에는 언젠가 한번 방문해본 곳도 있고 처음 알게 된 곳들도 있었다. 가게들 중에 ‘학림다방’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 된 다방으로 여전히 대학로에 자리 잡고 있다. 예전에 방문해본 적이 있는데 오래된 나무 탁자와 낡은 흑백사진 등이 인상 깊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곳은 엘리트 대학문화가 민주화 시기 저항문화 운동을 거쳐 대중문화로 확산된 문화사가 한 공간에 응축된 곳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또한 신촌에 가면 오랜 전통의 ‘홍익문고’를 볼 수 있다. 이 서점은 대형서점에 밀려서 자칫 멸종할 수도 있었지만 반세기 넘게 건재하고 있다. 땅값이 비싼 이곳에서 서점보다는 다른 임대사업을 하는 것이 이득일수 있지만 순수 서점 운영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신촌 일대 재개발 계획 중에 홍익문고가 철거 될 수도 있었는데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 모임이 결성되어서 극적으로 재개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소중한 것은 시간을 넘어 이어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밖에도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빈대떡집인 ‘열차집’과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이태리 식당인 ‘라 칸티나’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기회가 되면 꼭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서 서울에 여전히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자랑스러운 백년 가게들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문화재나 다름없는 가게들이 잘 보존되어 이어져나가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