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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후회하는 삶을 그만두기로 했다 - 내 뜻대로 인생을 이끄는 선택의 심리학
쉬나 아이엔가 지음, 오혜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평점 :
우리는 살면서 크고 작은 선택들을 하면서 살아간다. 항상 바른 선택을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쉬나 아이엔가 교수의 약력을 살펴보면 인도계 이민자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여성으로서 유년기 시절에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망막색소변성증이 생겨서 앞을 볼 수 없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마저 어린 시절에 여위게 된다. 인도계 이민자로서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한 미국사회에서 앞이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살아가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선택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얼핏 보면 불가능할 것 같은 이야기지만 그녀는 삶으로써 이런 사실들을 증명하고 있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붙잡기로 결심하고, 선택의 관점에서 심리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저자의 자전적 심리 에세이며,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선택이 우리 삶에서 담당하는 역할을 7개의 장으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몇몇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먼저, 76일간 바다에서 한 달 이상 생존한 스티블 캘러핸과 안데스산맥의 눈 쌓인 고지에서 내려오다가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던 조 심프슨의 예를 보여준다. 이들에게 생존은 선택의 문제였고 살기를 선택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또 쥐와 개의 동물 실험을 통해서 통제력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무력해지고 이런 경험들이 부정적인 상황을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자신에게 얼마만큼의 선택권이 있는가 보다 자신에게 얼마만큼의 선택권이 있다고 생각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밖에도 마시멜로 이야기, 경험이 만든 선택의 법칙, 선택의 딜레마...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렇게 이 책은 심리학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경제학, 생물학, 철학, 문화, 의학 등 다양한 분야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저자가 몸소 겪었던 갈등적 상황들을 선택이라는 관점으로 풀어내고 있어서 더욱 공감이 갔고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 앞이 보이지 않고 환경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인생을 이끄는 선택의 기술을 책에서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은 후에도 “극한의 상황에서도 우리는 인생을 선택할 수 있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내가 빛을 선택했듯이...”란 저자의 말이 인상깊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