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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의 모험 - 표상문화론 강의
고바야시 야스오 지음, 이철호 옮김 / 광문각 / 2018년 9월
평점 :
평소에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림 보는 안목이 부족해서 안목을 기르고 싶었다.
이 책은 도쿄대학 명예 교수의 미술사 강의로써 텍스트를 근거로 그림의 본질을 분석하고 있다. 조금 생소한 표상문화론의 관점에서 그림을 분석한 서양 미술사 강의이다. 저자는 도쿄대학 교양학부에서 20년간 표상문화론을 강의했고 그 핵심을 모아서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교수님의 강의를 직접 듣지는 못해도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책이 더욱 반가웠다.
먼저, 표상문화론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표상문화론이란 표상으로 나타나는 문화 현상을 분석하고 고찰하는 학문의 한 분야를 말한다. 표상이란 인간이 세계를 이미지하고 그 행위를 통해 표현된 것을 가리킨다. 그래서 표상문화론 연구는 표상이라는 관점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탐구하는 것이다. 책에는 크게 "르네상스 시대부터 바로크와 낭만주의, 모더니티, 화회의 폭발"이란 네 가지 주제로 700년간의 서양 미술사에 대한 강의로 구성되어있다. 책의 첫 화두는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강의였는데, 여기서 회화란 어떤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회화라는 예술의 본질을 말한다. "회화는 역사 속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거울'과 같은 존재임을 알 수 있다."(p.39)라는 말이 인상깊게 남았다.
또한 이 책은 글과 함께 사진과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보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그림과 조각들도 있었고 처음 보는 작품들도 있었다. 모더니티 주제에서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 모네의 <인상, 해돋이>와 <수련>, 고흐의 <자화상>등은 잘 알려진 그림들이여서 반가웠다. 저자는 격렬함이 모든 문화 창조의 근원이며 그림은 모험을 하며, 표상문화론이란 지식의 모험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 어려웠지만 생소했었던 표상문화론을 접할 수 있었다. 아울러 방대한 서양 미술사 700년을 한 권에 만날 수 있었고, 인문학 지식과 그림을 이해하는 안목을 넓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