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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 이덕무 청언소품
정민 지음 / 열림원 / 2018년 5월
평점 :
이 책은 조선후기의 실학자이자 책벌레로 유명한 이덕무의 청언소품을 모아 엮은 책이다. 그는 서울 출신으로 비록 신분은 서자였지만 오직 책 읽는 일을 천명으로 여겼다고 한다. 가난한 환경 속에서도 수만 권의 책을 읽고 수백 권을 책을 베꼈다. 책의 제목은 추운 겨울밤 홑이불만 덮고 잠을 자다가 <논어>를 병풍 삼고 <한서>를 물고기 비늘처럼 잇대어 덮고서야 겨우 얼어 죽기를 면함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선귤당농소’ 전문과 ‘이목구심서’ 일부를 우리말로 옮기고 정민 교수가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덧붙였다. 여기에는 이덕무의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볼 수 있다. ‘마음가짐’(p.80)이란 글에는 세상에 나가 포부를 한껏 펼쳐볼 기회가 없다고 해서 무위도식으로 인생을 낭비하지 말고, 차라리 글을 읽은 것이 낫다고 한다. 자신의 성정을 깨끗이 길러 인생의 참의미를 음미하라고 당부한다. 그는 서자의 신분으로 높은 관직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탓하지 않고 살았던 것이다. ‘군자의 일 처리’(p.191)를 보면 군자는 민첩하게 처리하되 소리소문 없이, 수순을 놓치지 않고 깔끔하게 일을 마무리하지만 소인은 그 반대라고 한다. 요즘 시대에도 보면 빈수레가 요란 한 것처럼 조그만 일도 크게 떠벌리고 대강 일을 처리하는 소인 같은 사람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책에는 살면서 도움이 될 만한 좋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덕무는 비록 가난하고 신분 때문에 차별을 받았지만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하는지를 잘 성찰하고 산 인물이라고 생각된다. 옛글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새겨들을 만한 좋은 내용들이 많은 책이었다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