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슬픔이 아름다워 나는 편지를 썼다
와카마쓰 에이스케 지음, 나지윤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왠지 제목부터가 아련한 마음이 들게 만드는 책이었다. 책의 저자는 암에 걸려 11년간 투병하던 아내와 사별했다. 스트레스 척도 중 1위는 배우자의 사망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듯이, 그만큼 사랑하는 배우자를 죽음으로 떠나보내는 일은 어쩌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큰 슬픔과 고통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이렇게 큰 슬픔을 겪은 저자 자신이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들에게 열한 통의 편지로 위로를 주고 있는 책이다.

책의 앞부분의 구절이 큰 울림을 준다. “슬픔에는 슬픔을 구원할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 슬픔이 누군가의 슬픔을 구하고, 누군가의 슬픔이 내 슬픔을 구합니다.”

저자는 아내의 병세가 호전되리라 믿고 죽음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후회한다. 아내의 “이젠 지쳤어”라는 유언은 자신이 아닌 남편과 가족을 위해 힘든 투병을 버티려고 노력했다는 말이라는 것을 이별 뒤에야 깨달았다고... 이 글을 읽을 때 건강하게 하루하루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지를 새삼 느꼈고, 가족들에게 평소에 잘 해야겠다는 반성을 하였다.

저자는 슬픔을 절망이 아닌 구원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하면서 불교의 석가모니의 법문을 예로 보여준다. <숫타니파타>에는 한탄하고 슬퍼해도 자기 자신을 해치고 여위어갈 뿐이며 죽은 자를 도울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울고 슬퍼하는 것이 무익한 일이라고 한다. 또한 시인들은 오래전부터 슬픔을 표현할 때 ‘슬프다’만이 아니라, ‘애처롭다, 사랑스럽다, 아름답다’라는 글자로 사용했다.

“슬픔의 아름다움이란 허망하고 외롭고 비탄한 가운데도 하루하루를 용기 내어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이 발산하는 빛과 같습니다.”(p.43) “넘어져 보지 않으면 일어서는 의미를 알지 못하듯 슬픔도 쌓이고 나서야 비로소 슬픔의 의미를 알게 되는 법입니다.”(p.42)

이렇게 슬픔을 부정적인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낮은 곳에서 사람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아내를 잃은 저자 자신의 깊은 사유와 고백이었기에 내용들이 더욱 마음에 와 닿았다고 생각된다. 슬픔의 근원에 관한 깊은 통찰을 할 수 있었고 슬픔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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