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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롤스 정의론 -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원칙 ㅣ 리더스 클래식
황경식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7월
평점 :
'정의'나 '평등'에 관한 책들은 대체로 현실적 모순을 지적하면서 스스로 "세상은 이래야 한다"는 규범을 제시한다. 정치적 진보나 좌파에서 좋아하는 주제이다. (그래서 이른바 loser들의 책이다.)
이러한 책들의 공통점을 든다면, 현실 진단은 거창하게 하면서 그 해결책에 이르면 대부분 비현실적인 이상론에 그치거나 독자의 감정적 '결단'을 호소하는 '용두사미' 서술이 많다는 점이다.
존 롤스의 <정의론> 역시, 공정한 절차를 통해 정의로운 분배를 도모하자는 점에서 의의를 갖지만, 가상의 설정에 기반한 논리적 도약과 현실 적용성 측면에서 많은 논쟁을 낳는 책이다.
* 원초적 입장과 무지의 베일: 당사자들은 자신의 능력, 사회적 지위, 재산 등을 모르는 상태('무지의 베일')에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하려 하므로, 결과적으로 공정한 원칙이 도출된다는 논리이다.
* 정의의 두 가지 원칙:
제1원칙 (평등한 자유의 원칙): 모든 사람은 기본적 자유에 있어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
제2원칙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조건):
차등의 원칙: 최소 수혜자(가장 약자)에게 최대 이익이 돌아가야 한다.
공정한 기회 균등의 원칙: 모든 직위와 직무는 공평한 기회가 열려 있어야 한다.
어휘적 우선순위: 제1원칙이 제2원칙보다 우선하며, 기회 균등이 차등 원칙보다 우선한다.
이 책의 서술상 문제점과 비판점을 열거하면
* 지나친 추상성과 가설성: 실제 역사나 구체적인 정치적 갈등보다는 '원초적 상태'라는 추상적인 가설에만 의존하여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 논리적 도약 및 자의적 가정 (원초적 입장): 무지의 베일 속에서 사람들이 왜 위험을 극도로 피하는 '맥시민(Maximin) 전략'을 취하는지에 대한 논리적 근거가 약하다는 비판이다. 더 위험을 감수하는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음에도 말이다.
* 차등 원칙의 실현 가능성과 모호성: '최소 수혜자'의 정의가 모호하며, 모든 불평등이 정말 최소 수혜자의 이익으로 이어지는지 현실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 또한, 유능한 사람의 동기를 위축시켜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 개인의 자유와 권리 침해 가능성: 결과의 평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정당하게 노력하여 얻은 재산이나 기회가 최소 수혜자를 위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유주의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 보편성의 문제: 서구적인 개인주의와 합리성, 자유주의적 가치관을 전제로 하고 있어, 다른 문화권이나 공동체주의적 가치관을 가진 사회에 보편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 밖에도 초판의 약 6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 동안 비슷한 논리가 반복되거나, 용어 정의가 지나치게 철학적이라 일반 대중이 접근하기 매우 어렵다는 비평을 받았고,
초판에 내용과 논리의 허점이 많아 나중에 <정치적 자유주의>등을 통해 이론을 대폭 수정·보완해야 했을 만큼 초기 텍스트 자체의 완결성에 논란이 많았던 책이다.
* 한줄평 : 진단은 거창했지만 결론은 용두사미로 귀결되는 수많은 <정의론> 중의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