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릿 GRIT -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릿: 포기하지 않는 꾸준한 성질. 끈기, 열정 등으로 이해할 수 있다. 

탁월한 성과를 내기 위해 중요한 것은 재능인가 노력인가. 

사람들은 흔히 노력의 신봉자인 척 한다. '꾸준히 노력하면 뭐든 할수 있다'따위의 말을 습관적으로 되새기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연구 결과는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모의로 사업 투자금을 지원받는 실험이 있었다. 투자자들은 어려서부터 뛰어난 재능을 발휘한 내용의 자기소개서, 혹은역경을 노력으로 극복한 사람의 자기소개서를 읽는다. 이후 동일한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보고 투자금을 결정한다. 이 연구에서, 재능형은 노력형보다 평균 4만 달러의 투자금을 더 유치했으며, 노력형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4년의 경력을 쌓아야 했다. 연구결과는 이렇게 요약된다. '(실제로는) 사람들은 재능을 노력보다 더 높게 친다.' 평소에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는, 이미 천재가 아니라고 결정된 자기와 동료, 혹은 부하직원에게 던지는 위로의 말일 가능성이 크다. 

이 책은 그런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재능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노력이 더 중요하다. 

책은 다양한 사례로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예를 들면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한 어떤 신입생이 첫 여름에 행해지는 빡센 훈련코스를 중도에 포기할지 말지를 예측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학생들의 입학 전 체력 테스트 결과가 이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체력테스트 결과와 중도포기율은 '전혀'관련이 없었다. 유일하게 의미있는 변수는 이 학생이 가지고 있는 끈기였다. 이는 학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학위를 수여할 가능성은 SAT점수 (우리나라의 수능)과 거의 무관했다. 하지만 끈기는 매우 의미있는 상관관계를 기록했다.

중요한건, 끈기는 정해진 요소가 아니라는 점이다. 끈기는 길러질 수 있다. 끈기를 가지고 어려운 도전을 극복한 경험들은 다음 도전을 극복할 때 도움을 준다. 도전-성취-도전 의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재밌는 것은, 이런 작업을 반복하면 개인의 역량도 자라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처음에는 천재가 아니었더라도 점점 천재에 가까워진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해지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개념 중 뇌의 가소성이라는 개념이 있다. 뇌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성장한다는 이론이다. 대표적으로, 런던의 택시기사들은 공간을 지각하는 부분의 뇌가 정상인의 몇 배로 발달해 있다 (실제로 크기가 커져있다). 즉, 노력은 결과물의 양만 늘리는 것이 아니다. 결과물을 내는 속도, 즉 재능도 함께 자란다. 실제로 천재가 되는 것이다. 다만 노력은 의식적이어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음악가들은 절대적으로 개인 연습시간이 길었다. 생각없이 하는 반복은 노동일 뿐이다. 능력을 키우는 것은 의도적인 노력의 축적이다.

끈기를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하위 목표들을 잘게 쪼갠다. 잘게 쪼갠 목표들을 성취하면서 궁극의 목표에 다가간다. 그렇게 하면 내가 지금 하는 일의 크기에 상관없이 그 일에 의미가 부여된다. 이는 일이 막힐때도 다시 돌파해 나아가게 하는 큰 힘이 된다. 이런 궁극의 목표에는 귀천이 없었다. 청소에 보람을 느껴 거대청소기업을 설립한 부부도 있을 정도다.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르게, 그 순간이 불꽃처럼 퍽 하고 오진 않는다. 너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이 일이 자기 천직이 될줄 몰랐다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그 중에 좀더 끌리는 일을 진지하게 해보고, 이 과정을 반복한 사람들이 성공한 것이다. 예를 들어 위대한 운동 선수들은 어려서 이운동 저운동 해본 경우가 많았다. 단 그 과정에서 모든 운동을 상당히 진지하게 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천직으로 삼은 운동은, 처음 하자마자 좋았다기보다는 그냥 다른 운동보다 좀 더 재밌다 보니 꾸준히 하게 된 경우였다.

이 책은 끈기를 강조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단순히 끈기를 가지라는 말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도 깨우쳐 준다. 노력에도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준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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