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실전 재무제표 - 재무제표 서적으로 아마존 초유의 베스트셀러가 된 책, 개정판
토마스 R. 아이텔슨 지음, 박수현 옮김 / 이레미디어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를 알아보려면 그 사람과 진솔한 대화를 해 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죠. 한편 버핏이 자신의 후계자의 예로도 언급했다고 알려진 피터 컨딜은 '회계는 기업의 언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 재무제표를 읽는다는 것은 기업과의 대화라고 봐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인과 대화하려면 영어를, 일본인과 대화하려면 일본어를 알아야 되듯이, 재무제표로 기업과 대화하는 것도 그 언어를 해석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은 필요합니다. 여기까지는 대개의 투자자가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제표 분석은 많은 투자자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미루게 되는 분야 같습니다. 재무제표 책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는 얘기도 참 듣기가 힘듭니다. 그건 아마 누군가의 말마따나, 베스트셀러는 독자들보다 '반 발짝만' 앞서가야 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한 발짝 이상 앞서나가는 책은 독자가 그 책에 담겨진 내용을 쫓아가고 이해하는 데 보통 이상의 노력이 들어가야 되고, 결국 선택을 받지 못하죠. 한편 재무제표라는 분야는 따분할 것이 뻔해 보이는 딱딱한 용어와 숫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해하려면 보통 이상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그럴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러니 그 내용의 가치와 무관하게, 재무제표 책을 읽는것은 많은 투자자들이 뒤로 미루기 좋은 요소가 다분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 눈에 보는 실전 재무제표'는 중요한 하나의 산을 넘은 책입니다. 책 표지에 '재무제표 서적으로 아마존 초유의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라고 적혀 있네요. 이는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이 책이 독자의 따분함을 달래기 위해 따분한 내용을 상당수 빼놓았을 가능성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 책이 필요한 내용을 담으면서도 나름의 방법으로 따분함을 줄여줬을 가능성입니다. 사실 전자는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적어도 이런 제목의 책을 읽으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은 이 따분해보이는 분야에 대한 정복욕심이 있는 사람들이고, 그런 사람들이 따분하지 않다고 해서 내용도 없는 책을 고를리는 없으니까요. 그러니 이 책은 재무제표를 나름의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따분하지 않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겁니다. 그리고 책을 읽어보면, 그게 사실입니다 (물론 최소한의 집중력은 필요합니다).

책에서 따분함을 줄이기 위해 사용한 방식은 '가상의 회사 설립'입니다. 이 책에는 애플시드주식회사 라는, 애플시럽을 만들어 파는 회사를 창립하고, 주식의 발행부터 시작해서 각종 비용과 이득을 재무제표에 기록하는 식으로 각 항목을 우리에게 설명해줍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실제 회사 경영을 막 시작한 CEO의 입장에서 이 책을 보게 됩니다. 이는 재무제표의 항목을 우리에게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비유하자면, 고전적인 재무제표 교과서가 마치 2D 영화처럼 옆에서 회사를 지켜보는 거라면, 이 책은 VR 기계처럼 그 안에 들어가서 주인공이 되는 효과를 주려 했다고 할까요.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고나면, 재무제표 해석법을 읽었다 는 느낌보다 한번 '체화했다' 는 느낌이 드는 것도 같습니다. 재무제표의 중요도에 대해서는 많이들 알고 계실 것이니만큼, 재무제표를 보다 친숙하게 체화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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