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이고 아름다운 패브릭 표지를 펼치는 순간 책머리의 문장이 딱 마음을 훔칩니다 <기억을 파괴하는 것은 결국 시간이기에 장소들과 사물들을 기록하는 행위는 시간의 횡포에 맞서는 것이다>란 문장에 으윙, 요즘 난가? 일주일만 지나면 홀딱 잊고 저것이었나?이것이었나? 언제였더라... 다행히 종이에 쓰지는 않지만 몇년째 sns에 대충 기록을 하는 편이라 뭔가 제게 딱 말하는 문장인것 같아요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형식이라 아무 곳이나 펼쳐서 읽기가 좋습니다. 제가 잠시 지나온 젊은 시절의 그곳 런던을 기록한 부분이 있어 꼼꼼하게 읽었답니다. 어쩜, 여행기록을 일반 기행문이나 서술이 아니라 이렇게도 묘사를 할 수 있구나. 2년간의 런던의 생활 중 특히 아이들과 호기심으로 자주 찾아 다녔던 런던의 박물관과 갤러리가 기억에 있는데 내셔널 갤러리의 한스홀바인의 <대사들> 이라는 바로 그 그림, 프린트를 사서 왔는데 페렉이 딱 찝어주네요. 그가 서 있었던 그때는 무려 조지6세 시절이었고 제가 서 있었던 때는 엘리자베스2세인 2000년 밀레니엄때였으나 그자리에서 같은 것을 볼 수 있는 런던, 과연 보통 이하의 것인지 ㅎ역자의 노트도 페렉 못지 않은 명문장이라 번역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알 수 있는 책입니다 백과사전처럼 꼼꼼하면서도 새로움을 알려주는 문장으로 그득합니다휘리릭 읽지 않고 한 장씩 아껴가며 천천히 읽으려고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