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 이우 - 조선왕조의 마지막 자존심
김종광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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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의 왕이 못 되고 일제시대 히로시마 원폭으로 아쉽게 생을 마감한 왕자 이우의 삶을 다뤘다. 그에 대한 기록은 일제시대 당시의 신문기사가 전부이며, 이 소설의 내용들은 거의 픽션이다. 일본 여자를 마다하고 조선 여자와 결혼했으며, 일제의 압력 하에서도 조국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았던 왕자 이우라면, 조선 독립을 위해 어떠한 형태로든 지원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바램을 담아 그의 삶을 감동적이고 역동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우 왕자의 어렸을 때부터 죽는 그 순간까지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전체 내용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것이 아닌, 시간순으로 굵직한 사건들만 다룬 마치 옴니버스식의 전개를 보여준다

황족으로 태어나 나라를 빼앗긴 책임에 괴로워하며 무력감에 몸부림치다 결국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모든 자괴감을 극복하고 독립 항쟁을 준비하는 왕자 이우의 모습을 파란만장하게 보여주고 있다. 비록 픽션에 불과하기에 다소 호소력이 떨어질 수도 있고, 너무 시간을 건너뛰어 가며 급박한 전개를 보여주어 이야기의 밀도성도 조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깊은 내면묘사를 통한 왕자 이우의 정신적 성장과정을 매우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히로시마 원폭에서 살아남아 끝까지 독립 항쟁을 이끌어 자주적 독립을 이뤄내고 민족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위해 고군분투 한다는 마지막의 외전격 이야기는, 왕자 이우의 안타까운 짧은 생애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우리들에게 민족적 자부심과 긍지를 환기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이 소설의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설적 재미도 뛰어나지만, 왕자 이우의 삶을 재조명하며 일제 강점기의 비참했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바쳤던 수많은 독립 투사들의 열정이 있었고, 모두가 허수아비로 보았던 왕족 중에서도 끝까지 일제에 굴하지 않고 조선의 자존심을 지켰던, 어쩌면 해방 이후의 남북분단을 막았을지도 모를 왕자 이우가 있었다는 민족적 자부심을 우리들에게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소설 속의 왕자 이우의 존재는 우리들에게 시대의 아픔을 잊지 않고 항상 역사 의식을 가지며, 다신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강하게 다지기 위한 동기를 부여해 준다.

왕자 이우는 재미와 교훈성을 동시에 갖춘 매우 의미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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