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정신 -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
강창래 지음 / 알마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메타북이다. 메타북이란 책에 대한 책을 말한다. 주 내용은 그동안 우리가 권장도서목록이란 허울에 얼마나 휩쓸려 왔는지 보여준다. 고전 및 권장도서는 한번쯤 꼭 봐야 되는 것으로 줄곧 생각해 왔으나, 그로 인해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비주목의 양질의 책들을 생각하면 어리석었단 생각이 든다. 저자는 바로 그러한 점을 꼬집으며, 진정한 독서의 재미를 알려주기 위해 그동안 소외되어 왔던, 하지만 재미, 교양 양쪽 다 부족함이 없는 수많은 서적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것도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들어가며 정치적, 사회적 논리로 인해 외면당해온 서적들을 우리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전개하고 있다.

누구나 다 아는 프랑스 대혁명, 뉴턴의 만유인력, 갈릴레오의 지동설 등의 사상적 대 전환기에 영향을 주었던 숨겨진 책들이나, 공자, 소크라테스 등 성인으로 칭송받는 그들의 진실, 그로 인해 묻혀진 현대 민주적 가치를 담은 책들 등 매우 흥미롭게 소개해 주고 있다. 이는 그동안 우리가 주류 논리에 얼마나 침식되어 왔으며, 얼마나 무비판적으로 그것들을 수용했는지 자발적 반성의 기회를 마련해 준다. 그저 대세에 따른 독서가 아닌, 정말 스스로의 필요성과 즐거움을 좇아 책을 선택해야 한다는 진정한 독서의 의미를 가르쳐 준다. 4장에 들어서면 본성과 양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인간의 기질이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를 밝히는 학문의 이야기와 더불어 그와 관련된, 인간 본연의 모습에 대한 수많은 양서들을 소개해 준다. 과학 관련 이야기를 매우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가고 있으며, 과학이란 분야에 다소 심리적 이질감을 가졌던 나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줬다.

마지막 장은 책의 학살에 대한 역사가 나온다. 즉, 권력의 칼에 의해 수난당한 책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늘날 이렇게 비싸지 않는 가격에 원하는 주제의 양서들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것은 현대인들의 축복이라고까지 생각된다. 인터넷 세계로는 알 수 없는 지식과 진리들이 책에는 무한히 담겨 있다. 클릭 몇번으로 얻은 단편적 지식들에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깊게 생각할 여운을 안겨주는 독서의 감동과 즐거움을 많은 사람들이 이 책으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에는 저자가 본문 중에 소개한 책들의 목록이 실려 있다. 주류의 논리에 의해 배제된 많은 책들이 있으며, 우리의 독서하는 삶을 윤택하게 해줄 양서들이라 생각한다.

'책의 정신'이란 이 책은, 책이란 무엇인지, 독서란 무엇인지 등 책을 둘러싼 총체적인 의미에 대해 감동적으로 즐겁게 곱씹을 수 있었던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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