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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와 비밀의 부채
리사 시 지음, 양선아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사랑보다 진하고 운명보다 질긴 두 여자의 우정
1800년대 중국 여인들이 은밀한 글자인 누슈에 얽힌 슬픈 사랑이야기 ‘설화와 비밀의 부채’ 누슈는 남자들의 글씨를 배울 수 없는 여인들만의 글자로 남자들의 글자가 뜻을 포함하고 있다면 누슈는 음만 포함하는 글이라, 그 의미를 해석하기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뜻을 잘 못 풀이해 오해가 생기기도 쉬운 글이었던 누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유일한 언어였다.
아직은 전족을 해야 했던 1800년대 여인들만의 설움을 달래주었던 글자 누슈와 여인들만의 영혼의 친구 라오통, 의자매들… 어쩌면 전족이라는 악습과 여자는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던 시기라 그녀들은 오히려 여자들끼리 더 잘 통했을지도 모른다. 아직도 전족의 발의 유지한 여인들이 살아 있다고 한다. 그녀들이 전하는 전족의 고통은 쉽게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이다. 가장 아름다운 발이 7cm로 혼자서는 멀리 걸을 수도 뛰는 건 상상도 하지 못할 발을 남자들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지위를 위해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수많은 여인들은 그 악습으로 꽃다운 나이에 차마 피지도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그 악습으로 인해 죽어간 수많은 여인들의 한이 담긴 글이 누슈가 아닐까 싶다.
가난한 집의 딸이지만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나리와 부유한 집의 딸이지만 기울어가는 설화. 그 둘의 특별한 우정은 읽는 동안 내게는 동경과 거부감이 있었다.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친구와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발버둥 치며 친구를 이용했던 친구. 물론 둘의 시작이 어찌했든 그녀들은 진실했고 죽을 때까지 서로를 위했고 사랑했다.
나였다면 과연 모든 진실을 알았을 때 쉽게 용서했을까? 나에게 그런 운명의 친구가 없기 때문에 나는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나 역시 그녀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내 영혼의 친구를 만나고 싶다.
본문 中
“천 권의 책을 읽거라. 그래서 네 말이 강물처럼 흘러갈 수 있게 하거라.”
예나 지금이나 역시 교육은 독서가 최고다….;; 소설이라 이야기에 빠져 들었던 중 갑자기 다가온 한 마디. 좀 더 많은 책을 보고 더 많은 세상을 만나야겠다는 내 마음의 소리….
‘설화와 비밀의 부채’를 읽으며 꽤 몰입을 했다. 내가 그 시대에 들어가 설화와 나리를 지켜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한 번씩 나오는 영어 단어에서 몰입도가 조금 떨어지게 됐다. 파노라마 라던가..하는 말은 주마등으로 교체하면 안될까 싶다. 의미가 달라지려나… 내가 조선시대 궁궐에 있는데 갑자기 정확한 표준어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 할까? 독자들이 편하게 읽으라고 신경을 쓴 부분이겠지만 나는 몰입에 약간의 방해가 됐다..
이 책의 저자 ‘리사 리’는 제 2의 펄벅이라고 불린다. 소설 ‘대지’의 작가 펄벅. 중국여인은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중국을 사랑했던 여인. ‘리사 리’ 역시 중국 사람은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중국을 사랑한다는게 느껴졌다.
‘설화와 비밀의 부채’는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는데 주인공 중 한명이 ‘전지현’이다. 전지현은 나리인가 설화인가… 전지현 스타일의 영화를 크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설화와 비밀의 부채’는 시나리오가 좋으니 꼭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