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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 Just Stories
박칼린 지음 / 달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남자의 자격이란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매우 컸다. 그 영향력으로 박칼린이 책을 내고, 내가 그 책을 사고야 말았으니. 지인의 평은 괜찮았다. 카리스마 박칼린의 모습이 생생하다고. 책을 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류의 내용이 펼쳐졌다. 박칼린의 삶에 대한 내용. 나는 남자의 자격에서 본 카리스마 넘치는 뮤지컬 감독의 모습을 보고 싶었으나, 책 제목대로 그냥 쓴 것이었다. 개인사에 대한 것은 적을수록 좋은 법인데, 이 책은 그 법도를 어겼다.
재미있는 점은 하나 있었다. 최근 옥주현씨가 뮤지컬 <아이다>첫 공연을 망치고 결국 사과의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다. 바로 박칼린 감독 작품이었다. 그런데 책을 보면, 언더스터디(understudy) 와 커버(cover)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감독으로서 그러한 대타에 대비는 필수라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이게 무엇인가? 자신이 한 말을 바로 나온 책에서조차 지키지 못하면서 '그냥'이라는 허무한 내용의 책을 쓰다니.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우선 기대를 버리기 바란다. 그냥 박칼린이란 여자의 삶에 동조하고 읽으면 좋다. 그렇지 않고 카리스마 넘치는 박감독을 생각했다면 실망만 가득할 터이다. 그래서 책 제목이 '그냥'인 모양이다. 그냥 후다닥 읽어버린 책이었다. 나무를 깍아서 만든 십자가 이야기와 구름투어 이야기만은 흥미로웠다. 그것은 삶에서 의미있는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은 욕망을 키워주는 자극제 역할을 하였다.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