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크리시 월드 - 자본가들의 비밀 세탁소
제이크 번스타인 지음, 손성화 옮김 / 토네이도 / 2019년 5월
평점 :
인간은 무한한 상상력과 실제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다양한 정보매개체 '책' 이나 '인터넷' 등으로 간접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마, 어느순간부터 자신의 '생활범위'를 넘는 경우가 별로 없다. 학생은 '학교' 라는 공간, 직장인들은 '회사'라는 공간. 그리고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 인간관계의 범위도 주로 활동하는 공간을 통해 연결지어지는 것으로, 그 범위를 벗어나긴 힘들다.
전 세계적으로 개인재산은 최근 몇 년 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0년 121조 8,000억 달러였던 것이 2016년에는 166조 5,000억 달러로 늘었다. 세계 가계 금융자산의 약 8%를 비밀세계가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이 돈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부유한 개인들은 자신이 보유한 부에 걸맞지 않게 본국에 기여하기를 꺼리는 모양새다. 스칸디나비아 3개국이 최근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개인자산이 4,000만 달러가 넘는 상위 0.01%에 속하는 이들의 경우 30%가 세금을 떼먹는다는 대단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당연한 얘기지만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만연하게 된 데는 비밀세계를 통한 부의 이전이 용이해진 탓이 제일 컸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딴 세상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돈의 크기가 보통사람이 가늠하는 범위가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현실적이지도 않고 와닿지도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정치에 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중에 하나다. 21세기 자본주의는 부의 편중에 대해서 더욱더 차이를 벌이고 있다. 글로벌이 너무 범위가 크다면, 국내경제만 봐도 마찬가지다. 일부에 지나치게 편중된 부는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불평등의 문제는 계층간의 이동이 불가능한 느끼는 개인이 늘어나고 '금수저', '흑수저'는 사회이동간의 단절과 대결구도를 갖게 하는 악영향을 준다.
우리의 시대를 규정하는 문제들 가운데 하나인 소득 불평등의 확대를 조장한 것이야말로 모스폰과 모스폰이 돌아가게끔 만든 시스템이 저지른 가장 나쁜 해악이라고 존 도(익명인)는 생각하는 듯했다. 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도덕적 구조를 부패시킨 원인은 바로 그 시스템이었다. 존 도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모스폰은 외부와 단절된 진공 상태에서 움직인 게 아니었다. 사실상 거의 모든 국가의 주요 로펌들에서 협력자와 고객을 찾아냈다.
자본주의는 그 한계적 모순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며 사회시스템을 만들어 오고 있다. 인간이 가장 살기 좋은 시스템을 만들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으며, 이런한 문제들도 인간만이, 인간에 의해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인간에 대한 믿음'을 한번더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