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 수업
박병률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경제공부는 필수다. 하지만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수요공급이론' 이나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등의 이론과 용어를 공부하는 것이 만만하지 않다.

책에 나오는 내용중 하나인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서 사람들이 갖는 에피소드를 다음과 같이 풀고 있다.


“남편이 6시까지 일을 하게 되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간단히 한잔 정도 할 테니 돈도 과히 낭비되지 않을 거예요. 그렇지만 5시에 일이 끝난다면 매일밤 취하게 되니 돈이 남아날 리 없어요. 노동시간 단축으로 골탕먹는 사람은 노동자의 부인들뿐이라니까요.” 가정부 마리의 불만은 헤밍웨이가 살던 당시 부녀자들의 실제 불만이었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1936년 집필되었다. 프랑스에서 하루 8시간 노동제가 시행된 해다. 2년 뒤 독일과 미국이 이를 따라간다. 프랑스의 8시간 근무제는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빨랐다.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다. 18세기 산업혁명은 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으로 이끌었다. 24시간 기계를 돌리기 위해서는 노동력이 필요했다. 자본주의 초기에는 노동시간과 노동환경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하루 12~16시간씩 일주일에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 노동자가 많았다. 사망과 부상 등 산업재해가 잇따르자 1802년 영국에서 과도한 어린이 노동을 금지하는 법이 만들어졌다. _8시간 근무『킬리만자로의 눈』(pp.265-266)


노동시간 단축이 노동운동의 핵심이였으며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이 꼭 노동자의 입장이 아닌 노동자의 아내의 입장, 그리고 자본가의 입장, 혹은 정부의 입장들을 생각하게 한다.


현대의에도 보물섬이 존재하는가? 아이러니 하게도 현대의 보물섬은 가난한 탐험가에게 있는 게 아니라 부자나라의 큰부자들에게 있다. 바로 '조세피난처' 이다.

현대에도 보물섬이 있다. 조세정의네트워크TNJ의 니컬러스 색슨Nicholas Shaxon 상근 연구원은 저서 『보물섬』을 통해 “조세피난처는 현대판 보물섬”이라고 주장했다. ‘조세피난처tax heaven’란 법인이나 개인의 실제 발생소득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에 대해 조세를 부과하지 않는 국가나 지역을 뜻한다. 보물섬에 해적들이 약탈한 보물을 쌓아둔것처럼 조세피난처는 금융자본가들이 세금을 피해 자신의 돈을 쌓아둔 곳이다. 조세피난처에 쌓아둔 돈의 상당액은 약탈한 보물과 같이 비자금이나 부정한 돈일 수도 있다. 색슨은 “조세피난처는 단순히 조세회피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밀주의’를 가능하게 하고 다른 주권국가들의 법과 규정을 무시한다. 개인이나 법인들로 하여금 여타 국가의 규정ㆍ법ㆍ규제를 우회할 수 있도록, 정치적으로 안정된 편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유치할 수 있게 폭넓은 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조세피난처나 조세피난처에 돈을 맡기는 주 고객이 범죄자나 불량국가가 아닌 부자국가·부자기업·부자들이라는 점이다. 조세피난처의 절반은 영국계다. _조세회피처『보물섬』(pp.185-186)


정치경제적인 현상을 그 시대를 대표하는 다양한 서적을 통해 한번더 고민의 시점을 던저준다.

오늘의 경제를 읽기 위해서는 어떤 경제현상을 알아야 할까? 한국의 단편소설을 통해 꼭 알아야 할 경제상식과 현상들을 찾아보자. 이 책에서 다루는 문학작품들이 모두 우리 각자가 처한 삶의 스토리일 수 있다. 어렵게만 생각한 경제상식이 이 책을 통해 몇 배는 쉽고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