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인간
마리아 마르티논 토레스 지음, 김유경 옮김 / 현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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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의사 출신으로, 고인류학자(화석 치아 전공). 저자의 핵심 시도는 현대 인간이 겪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다윈 의학’으로 진단하고, 과학적 지식으로 얻은 새로운 시각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전파하려는 것이다. 

이 시도는 꽤나 매력적이고 성공적이며,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흔한 소재를 다뤄 더 가깝게 다가온다. 불안, 노화, 수면, 암, 청소년기, 바이러스, 폭력... 아니 이게 다 진화와 관련이 있다고요?

지나치게 진화로 모든 것을 퉁치려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충분한 자료와 증거로 설명하니 독자로서는 항복할 수밖에 없다. 

이 설명 과정에서 진화와 관련 있는 잡지식을 얻으니 재미있다. 개인적으로는 사피엔스 종과 네안데르탈 인의 교잡과 DNA 연관성 등이 흥미로웠다. 어려운 과학 이야기 같지만, 사실 '다면발현성'이라는 단어에만 익숙해지면 읽기 어려운 내용은 없이 쉽게 서술되어 있다.

'아, 나는 이래서 이랬구나.'라는 상식의 확인 과정도 있다. 예를 들면 왜 사람은 각자 입맛이 다를까, 왜 사람들은 각자 수면 패턴이 다를까 하는 의문이 해결된다.

또한 '아, 이게 당연한 게 아니었구나?'라는 확인도 거친다. 인간은 다른 영장류와 비교하면 수명에 비해 생식 기간이 짧다는 점(생각한 적도 없다),  렘 수면이 있다고 많이 들은 것 같은데 도대체 렘 수면은 왜 필요할까 하는 점(역시 당연히 생각한 적도 없다!) 등이 있다.

한편 이 책은 개체인, '한 명의 인간이 왜 그럴까'하는 부분과 '인간 집단, 종은 왜 그럴까'하는 부분을 함께 조명하고 있다. 사람은 자괴감을 갖는 때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숱한 긍정 심리학 책들을 생각해 보자. 놀랍게도 이 책은 진화 이론(구체적으로는 다윈 의학을 통한, 주로 '다면발현성' 개념으로)을 통해 나의 멘탈을 끌어올려준다! 또 인간 종에 대한 불신도 꽤나 희석시켜준다. 우리 인간 종은 이런 진화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어떤 힘을 갖고 있다고 하는, "우리 인간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던져주고, 나와 우리 인간은 '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희망을 준다.

과학에 근거한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그리고 "너는, 우리는 괜찮을 것이다."는 위로, 이 두 가지가 어떻게 가능할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전체 구성을 언급해보자. 각 개별 장의 구성은 똑같다. 아마도 편집자의 지도(?) 덕택이 아닌가 싶다. 각 장의 전개는 충분히 예상 가능하며, 때로는 심심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 책 자체가 그렇게 드라마틱한 전개가 있을 만한 책도 아니다. 문학을 언급해 해당 주제를 제시하고, 의학적 또는 통계학적 문제를 제기한 뒤, ‘다윈 의학’에 입각한 해답을 내놓는다. 그 다음은 긍정적 마인드의 스푼을 뿌리며 문학 작품으로 마무리하는 식이다. 책 전체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를 아우르는 하나의 서사는 부족하지만,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우리 자신, 무엇보다도 우리의 결점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을 찾게 될 것

나는 이런 문제 중 많은 부분이 진화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생각하면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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