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에 진심인 두 작가가 존재 그 자체로 이미 훌륭한 드립인 K축제를 만난다면? 드립인지 아닌지 분간이 되지 않는 현실을 두 작가의 구성진(?) 해설을 따라 함께 멈칫하고 경계하고 눈물 빠지게 웃다가 괜히 짠해하면서 돌아다니다보면, 평소라면 신경도 쓰지 않았을(오히려 일부러 기피했던) K축제에 조금씩 애정을 느끼게 된다. K가 아니면 책을 쓰지 않는(전작이 무려 우리말 맞춤법과 K리그) 박태하와 마이너한 무언가에 무한애정을 느끼는 김혼비의 기막힌 협업은 K국 특유의 ‘촌스러움’에 대해 다시 돌아보고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