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여 땅이여 1
김진명 / 해냄 / 199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교에서 레포트때문에 읽게 되었는데 솔직히 실망했다. 내용, 캐릭터등 어떠한 것도 뚜렷이 뛰어나다고 할 만한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용은 IMF전후를 배경으로 하였는데 단순히 독자의 애국심에 호소하여서 책이나 많이 팔아보겠다는 상술이 배어져 나와 느껴지는 것은 도저히 어쩔 수 없었다. 허긴 책이 출판된 시기가 IMF사태가 터지고 약 2개월 정도도 채 안되었으니 내용과 캐릭터에서 탄탄함과 치밀함을 기대하는 것 자체부터가 잘못이었을지도...

그래서인지 읽어보면 필연적인 사건보다는 우연적인 사건이 줄줄이 이어져있다. 누가누구를 만나는 것, 서로간의 관계... 오히려 만화가 이 소설보다는 더 내용이 탄탄할 것 같다. 그리고 김진명씨의 다른 작품도 다 그렇지만 애국심에 호소하는 내용도 눈에 거슬린다. 이런내용은 실제 상황이라면 한없이 감동적이겠지만 소설이나 영화같은 픽션에서는 그런대목이 나오면 유치하고 진부해 보이기 쉽다. 이런 내용이 허구속에서 설득력있게 묘사되려면 그만큼 정교한 명분쌓기와 뛰어난 내용연결이 필요하다. 자칫하면 너무 속보이는 구성이 되기 때문인데 그런면에서 보면 이 작품은 오히려 유치해보이기까지 한다.

톨스토이가 '전쟁과 평화'를 쓰기위해, 미챌여사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쓰기 위해 수년을 소비했다고 하는 그런 장인정신이 점차 사라지고 베스트셀러가 되기 위한 상술이 점차 판치는 우리 출판업계의 어두운 일면을 본 것 같아 약간 서글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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