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들은 불꽃놀이를 옆에서 보고 싶었다 - 불꽃놀이 축제가 열리는 밤, 우리는 '사랑의 도피'를 했다
이와이 슌지 지음, 박재영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이와이 슌지가 그려내는 달콤쌉쌀한 어린 날의 사랑 이야기, [소년들은 불꽃놀이를 옆에서 보고 싶었다]

 

여름 밤 하늘을 수놓는 폭죽은 그야말로 불꽃으로 피어난다. 그리고 그 불꽃놀이가 매개체가 되어 소년과 소녀의 마음속에서 비로소 사랑이 자각된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일본 영화 러브레터의 감독인 이와이 슌지가 무려 스물 네 살때, 지금보다 훨씬 날카로워 위태로웠을 감수성을 지녔을 시기에 쓴 이야기가 조만간 애니메이션으로 개봉됨과 동시에, 그에 조금 앞서 소설로 우리 앞에 등장했다. 소설의 제목은 [소년들은 불꽃놀이를 옆에서 보고 싶었다]. 언뜻 보면 감이 잘 오지 않는 이 제목, 도대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

누구나 그렇듯 유년 시절의 기억은 희미하지만 그만큼 투명하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 처음 발현되는 시기인 만큼, 처음 대하는 그 감정은 서툴고 엉성하다. 주인공 소년 노리미치가 소녀 나즈나에게 느낀 감정이 그러하다. 이와이 슌지가 떠올린 이 달콤쌉쌀한 사랑 이야기는 24년 전 드라마로 제작되었고 며칠 후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우리 곁을 찾는다. 그리고 오롯이 머릿속에 온전한 이야기를 그려낼 매개체, 소설의 형태로도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소설의 앞장에는 이와이 슌지가 직접 그린 여러 일러스트들이 애니메이션의 대사와 함께 수록되어 그 가치를 높인다. 불꽃놀이 축제가 열리는 밤, 그들은 사랑의 도피를 했다. 그 도피의 결말은 책에서 직접 확인하는 즐거움을 위해 여기에 밝히지는 않는다. 다만 서두에서 말한 제목은 그들의 순수성을 나타낸다. 세상을 살아내며, 눈이 오는 것이 전처럼 마냥 즐겁지만은 않고, 이동의 불편함을 먼저 떠올리는 등 변해버린 우리 어른들도 노리미치와 나즈나가 겪은 시기를 똑같이 살았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기에 귀하고 또 아련하다. 책을 읽으며 그 그리운 날들로 돌아간 체험을 한다. ‘우리가 보고 싶었던 불꽃놀이는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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