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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집 - 오감도와 날개 그리고 권태 ㅣ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이상 지음 / 스타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별난 시인 이상의 별난 시집, [이상 시집]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들이라는 기획 아래 선정된 시인 중, 대체적으로 ‘난해하다’는 평을 받는 ‘이상 시집’을 만나보게 되었다. 과연 전해 듣던 대로 그의 시집은 기괴한 문장의 배열과 무시된 띄어쓰기 등, 난해함과 추상성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이 시집은 이상의 ‘이상 전집’ 제 2권을 초기본 순서 그대로 정리했고, 표기법 역시 원문이 주는 느낌의 훼손을 최대한 막으면서도 현대의 독자들이 읽을 때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방향에서 ‘문학가 이상’을 고스란히 담아내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또, 시집으로 발간이 되었으나 생경해 보이는 그의 작품 세계에 독자들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으면 하는 편집부의 바램으로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날개’와 ‘권태’가 부록 형식으로 3부에 실려 있다. 미발표 유고 아홉 편의 시도 실려 있어, 이상을 몰랐던 독자 외에도 이상을 더 알고 싶은 이에게 그야말로 보물 같은 책이 라 할 수 있겠다. 작가의 작품은 자신의 방향성 뿐만 아니라 시대상을 강하게 반영한다. 한 편만 읽어보아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특이함 일색인 그의 시는 이상을 받아들이려 노력해야하고 그가 살았던 시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정성이 수반될 때 비로소 조금 더 그 거리를 가깝게 내어준다. 강조점이 가득하고 띄어쓰기 없이 빽빽이, 또 거칠게 진열된 그의 문장을 읽고 있자면 과연 그가 어떤 마음에서 이 시를 써내려갔는지, 마치 추적자 같은 마음으로 때 아닌 탐구심마저 생긴다. 제목을 지으면 독자가 편견을 가질 수 있다하여 제목조차 붙이지 않았다던 그의 시 한 수를 다시 훑어보며 이 시집이 현 시대가 그를 재조명할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가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