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플립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ㅣ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17년 8월
평점 :
찬란한 첫사랑 성장기, [플립]
플립은 사실 2010년에 개봉된 영화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흥행의 불확실성으로 개봉되지 않고 있다가 알음알음 찾아본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올해 극장에서 정식 개봉을 한 우여곡절을 거쳤다. 이 책이 그런 영화의 원작소설이라는 사실을 먼저 접하고 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플립.
원어로 flipped은 몇 개의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주로 두 가지 뜻으로 많이 쓰인다. 뒤집힌다는 뜻이 첫 번째이고 무언가에 열중한다는 뜻이 그 두 번째이다. 주인공 브라이스와 줄리의 서로에 대한 호감과 감정의 방향이 뒤집어지니 그게 첫 번째 뜻이며 서로에게 집중하는 모습이 담겨 있으니 그것이 두 번째 뜻일 것이다. 저자가 어느 한쪽을 더 염두에 두고 썼을지는 모르겠지만 교묘하게 두 가지 뜻을 다 담고 있는 영리한 제목임은 틀림없다.
소설은 한 소년과 소녀의 반짝이는 첫사랑을 담고 있다. 그러나 또한 본성을 꿰뚫어보는 시선의 중요성 또한 담고 있다. 처음 브라이스는 외모도 평범하고 영 말괄량이 같은 줄리와 줄리의 가정환경에 색안경 아닌 색안경을 끼고 그녀를 대한다. 줄리 또한 브라이스의 수려한 외모에 첫눈에 반하고 그 설레임 만으로 소설 중반까지 브라이스를 연모한다. 그것이 브라이스 할아버지의 말과 어느 사건으로 인해 둘 다 그때껏 자신들의 시선이 향했던 ‘겉’을 마침내 깨닫게 된다. 소설은 그런 둘의 변화를 각자의 시선으로 쓰여진 글의 교차 구성으로 독자들에게 섬세하게 전하고 있다.
첫사랑과 그들의 성장을 담은 이야기. 줄리를 위해 플라타너스 나무를 심는 마지막 브라이스의 모습과 그런 브라이스를 다시 한번 진정으로 바라보려는 줄리. 소설의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둘의 로맨스는 이윽고 봉오리를 터뜨린다. 나의 진정한 본모습을 봐줄 수 있는 그 누군가를 만난다는 귀한 기회를 갖게 된 그들에게 비록 소설의 인물이지만 축복을 전한다. 태양의 반짝임과 신록의 푸르름을 닮은 소설, 플립. 아직 영화를 접하지 않은 나 같은 독자라면 마지막 책장을 덮은 후 영화는 또 어떤 방식으로 사랑스러운 그들을 그리고 있을지 꼭 찾아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