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Andersen, Memory of sentences (양장) - 선과 악,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
박예진 엮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 센텐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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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네 인생은 어쩌면 동화처럼,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동화가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라는 시선을 혹시나 가지고 있다면, 어쩌면 그의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서운해할 것 같다. 1842년 발표한 그의 동화 [미운 오래 새끼]가 거둔 큰 성공으로 사람들은 안데르센이라는 작가가 만든 동화 세계에 푹 빠져들게 된다. 그 뒤에도 무수한 작품들을 통해 모두에게 놀라운 즐거움뿐 아니라 깊은 사유까지 안겨준 그는 그만큼의 상응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세상을 떠났다. 그렇지만 그의 이야기들은 머나먼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까지도 시대의 새로운 옷을 입고 태어나곤 한다.


이 책은 그런 안데르센이 쓴 160편에 달하는 이야기 중 엄선한 16편의 독특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중 하나인 [빨간 구두]는 표면적으로는 허영을 경계하라는 주제를 담고 있지만, 실은 주인공 카렌이 성스러운 날과 장소에서 단지 빨간 구두를 신었다는 이유만으로천사의 저주를 받아 가혹한 운명을 겪게 되었다는 것을 독자들은 알고 있다. ‘어리고’ ‘여자인 주인공이 엄격한 잣대로 억압받아야 했다는 동화의 숨겨진 메시지는, 실은 당시의 지극히 시대적 통념 속에서 태어난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4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는 이 책은 한 챕터에 4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이야기 속에는 특별히 영어 원문 20개가 선정되어 수록, 독자들의 원문을 통한 원작 감상을 격려하고 있다.

 

동화는 짧고 유쾌하지만 보석같이 반짝이는 교훈을 담고 있다. 안데르센의 미운 오리 새끼의 아기 오리는 세상에서 박해받고 멸시당했지만 끝내는 모든 새 중에 가장 아름답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는 어쩌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힘을 내라는 단편적인 말보다 더 입체적으로 가슴에 와닿을 목소리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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