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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고집불통 제갈량, 심리학을 만나다,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어린 시절 가슴을 뛰게 했던 영웅들의 이야기, ‘삼국지’는 그 방대한 양에도 불구하고 선뜻 설명할 수 없는 특유의 매력으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아직도 많은 이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명작이다.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는 이런 고전 삼국지를 현대의 심리학과 연결 지어 유쾌하게 풀어냈다.
기본적으로 본문에 삼국지 본문을 수록하고, 군데군데 본문에 등장하는 단어 중 ‘반골상’. ‘목우유마’ 등과 같이 다소 낯설거나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표현을 간략히 풀어 놓아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흑백이지만 형상을 이해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이미지들도 좋다. 또한 ‘삼국지 인물의 성공 심리’라고 하여, 각 꼭지의 끝에 등장인물들의 성향과 심리를 저자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해 놓은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그중 눈에 띄는 제목 중 하나가 ‘첫인상이 전략이었던 방통’이다. 조조가 그의 어리숙한 얼굴에 속아 적벽대전에서 패했다는 저자의 분석은 사실, 정작 그 이유만이 전부는 아닐 테지만 저자의 말처럼 그럴듯한, 어쩌면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독자의 재량이자 몫일 것이다. 또한 삼국지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비중을 자랑하는 촉의 영웅 ‘제갈량’을 분석한 심리학 내용도 재미있다. 유명한 명문 ‘출사표’를 남기고 북벌에 나선 제갈량. 결국 이루지 못한 그의 꿈에 그의 ‘옹고집’ 성향이 한몫했다는 것은 그냥 삼국지를 읽은 사람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본문이 ‘고집불통 제갈량’이라며 빼도 박도 못하게 일목요연 정리해놓아 독자들의 시선을 잡는다. 마지막으로 부록인 ‘찾아보기’는 본문에 등장하는 수많은 삼국지 관련 용어를 바로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총 9장으로 구성된 책은 삼국지의 타임라인을 따라 역사를 충실히 다루고 있으며, 황건적의 난, 적벽대전, 제갈량과 사마의의 지략 대결 등 중요한 대목들을 비교적 다수 수록하고 있는 편이다. 삼국지를 아직 본격적으로 읽어보지 못한 독자들에게도 일종의 ‘입문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무궁무진한 지략과 개성 있는 인물들이 엮어나가는 ‘위대한 이야기’에, 현대의 심리학이 참 곳곳에도 숨어 있다. 재미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