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 바다에서 건져 올린 위대한 인류의 역사 ㅣ 테마로 읽는 역사 2
헬렌 M. 로즈와도스키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8월
평점 :
바다와 인간의 이야기, [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지구에서 바다가 차지하는 면적이 육지와 비교해 7 대 3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많던 푸른 면들은 사실 다름 아닌 ‘바다’였는데도 주 활동지가 육지다 보니까 지구의 역사, 우리의 역사를 살필 때 바다는 조금은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다. 이 [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는 그런 바다의 역사를 알기 쉽게 개괄한 책이다.
머리말에서도 저자가 밝혔듯 이 책은 특정 해역이나 어장이 아닌, 바다 전체를 포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문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과 2장에서는 40억 년 전 시작된 바다의 형성과 변화 및 각각의 문화권에서 바라본 바다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3장과 4장에서는 바다를 인식하고 이용해온 이야기를, 5장에서는 본격적으로 가속화된 산업화와 맞춰 변하는 우리의 바다를, 5장에서는 바다 기반 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낙관론을 풀어놓는다. 바다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다룬 마지막 7장까지 책은 촘촘하게 바다의 역사와 우리 인간과의 관계를 살펴본다. 개인적으로는 1장 ‘길고 긴 바다 이야기’가 시작될 때 쓰여 있던 한 글귀가 인상 깊다. ‘모든 바다의 이야기는 진실이다.’ 우리가 여태껏 몰랐던, 바다의 역사가 담고 있을 장구한 이야기를 짐작게 하는 문장이다. 4장 ‘모든 바다를 헤아리다’에서는 해양문학에 관한 이야기도 잠깐 나온다. 문맹률이 감소하면서 일반 독자층이 급증했던 시기인 19세기 이후에 우리는 바다에서 여러 영감을 받았던 작가들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네모 선장의 신비로운 해저 탐험을 다룬 쥘 베른의 작품 [해저 2만 리]가 언급되는 것이 반갑다.
추천사에서도 언급되어 있지만 ‘해양사’라는 딱딱한 이론서로 치부하기에는 생각 이상의 재미가 있다. 이후에 출간될 다른 책들이 더 포괄적이고 완결된 바다의 역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는 의도로 썼다는 저자의 의도처럼, 바다와 바다의 역사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가볍게 전체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입문서로도 좋다.
태초의 지구와 유구하게 흘러온 우리의 시간을 다름 아닌 바다가 품고 있다고 말, 좀 과장되었다고 느껴지는 이 말도, 이 책을 다 읽는다면 어느 정도는 공감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