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서 (스페셜 에디션) - 영혼의 순례자 칼릴 지브란
칼릴 지브란 지음, 로렌스 알마-타데마 그림, 강주헌 옮김 / 아테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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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릴 지브란이 들려주는 지혜의 말들, [지혜의 서]

 

어떤 길을 택할지, 또는 어떻게 이 가라앉은 마음을 잘 토닥일지. 우리 삶에 닥치는 많은 선택과 어려움, 고민의 끝에서 다름 아닌 지혜는 우리의 마음을 구원해준다. 그런데 지식과 달리 지혜는 얻기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운이 좋으면 한 번에 터득할 수도 있겠지만 대개는 수많은 일을 겪은 다음에야 간신히 깨달을 수 있는, 쉽지 않은 모습으로 찾아오는 것이 바로 지혜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전면적으로 지혜를 다룬 이 책, 칼릴 지브란의 [지혜의 서]는 반가운 울림을 준다.

 

20세기의 단테라 불리고 또 다른 저서 [예언자]가 성서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으로 꼽히며 일반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이 책의 저자 칼릴 지브란은 레바논 출생의 화가, 철학자, 작가이자 시인이다. 그가 남긴 많은 예술 작품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많은 이들에게 영혼의 풍요로움을 안겨주었다.

112*156*30mm로 아담한 크기의 책은 휴대하며 틈틈이 보기에도 좋다. 책은 스승과 제자의 대화두 편과 지혜의 메시지를 전하는 지혜의 말씀스무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컬러 제본으로 사진이 곳곳에 실려 있어 글을 읽으며 시각적인 만족감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점은 덤이다.

본문 중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하나는 어제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며, 다른 하나는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말은 특히 인상 깊다. 과거를 후회하고 미련을 곱씹으며 현재를 별 뜻 없이 흘려보내는 사람이 있다면 이 말은 마치 비수를 꽂는 듯한 효과를 가질지 모른다. (사실 내가 그런가 싶다) 이처럼 책은 작고 소설처럼 글자가 빼곡히 들어서지는 않았지만 지브란이 꾹꾹 눌러 담은 메시지는 매 순간 책장을 넘기는 손을 느리게 한다. , 생각과 명상, 첫 입맞춤, 결혼, 인간의 신성, 이성과 지식, 음악, 사랑과 평등 등 스무 가지 주제로 쓰인 이야기는 단호하게, 때로는 따스하게 우리의 마음을 매만진다. 에세이지만 시처럼도 느껴지는 문장이 소중하다.

 

옮긴이의 글에 따르면 지브란은 종교를 신의 손가락에 비유했다고 한다. 종교가 손가락처럼 제각각 다른 이름을 갖고 있지만 모든 손가락이 손에서 시작되듯이 모든 종교의 뿌리는 하나라는 뜻에서 한 비유란다. 참으로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비유가 아닌가. 이 책을 접하게 되는 독자들 모두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제각각 다른 손가락이겠지만 태초에는 모두 안식과 평안함을 갈구하는 영혼이었음을, 그 시작의 결은 같았음을 믿는다. 책에 실린 지브란의 주옥같은 말들이, 푸르른 지혜가 우리가 바라는 영혼의 안식처로 이끌 이정표가 되어주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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