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혜의 역사 - 지혜란 무엇인가? 지혜로운 이는 어떤 사람인가?
트레버 커노 지음, 정연우 옮김 / 한문화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인류의 역사가 갈구해온 지혜의 발자취를 찾아, [지혜의 역사]
현대에 있어 ‘지식’은 차고 넘칠 정도로 풍부해졌다지만 그럼 ‘지혜’는 어떨까. 과연 지식처럼 그럴까. 이 질문에 꼭 대답을 해야 한다면 ‘아니다’라는 답변이 맞을 것 같다. [지혜의 역사]는 포부도 담대하게 그런 ‘지혜’의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내고자 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말했듯 이 책은 지혜의 세계로 들어가는 안내서를 표방했다. 예나 지금이나 다양한 방식과 장소에서 사람들은 인생과 바로 지금 이 순간을 풍요롭게 할 지혜를 갈구해 왔다. 이 책은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누군가가 지혜롭다고 여긴 ‘사람’과 ‘대상’을 진지하게 살펴보았다. 특히 저자는 다름 아닌 ‘사람’에게 나오는 것이 지혜라고 보고, 그런 ‘사람’에 더 주의를 기울였다.
전체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시간상으로 따지자면 멀리는 고대 이집트의 이야기부터 가깝게는 뉴에이지 이야기까지 두루두루 지혜의 발자취를 담으려 애를 썼다.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쏟아 완성한 점이 문장마다 배어나는 본문과 더불어 흥미로운 것은 책의 부록인데, 이 책은 총 두 개의 부록을 제공하여 충실히 어려운 독서를 해낸 독자들에게 선물 같은 코너를 마련했다. 첫 번째는 ‘지혜의 격언 백선’으로, 속담과 각 분야의 명사들, 불교 등 종교에서 전해 내려오는 지혜에 관한 격언을 엄선한 것이다. “손실을 입으면 지혜가 생긴다. Loss teaches wisdom.(아랍속담)”처럼, 적지 않은 양의 격언이 출처, 원문과 함께 병기되어 있다. 두 번째는 참고문헌과는 별도로 실린 ‘더 읽을 거리’로, 책을 읽은 독자들이 더 많은 지혜에 목마르게 되었을 때 그 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도록 읽을 거리를 친절히 실어놓았다. 이 책이 특성상 하나의 학문으로 비유했을 때에 초심자를 위한 ‘개론’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면, 부록 ‘더 읽을 거리’에 추천된 목록들은 본격적으로 지혜를 찾기 위한 대장정에 나서는 길이라 보면 된다.
지구상 거의 모든 시대와 지역의 사례를 연구한 저자의 간절함과 고대 그리스어와 중남미 나와틀어까지 찾아야 했던 옮긴이의 수고로움 덕분에 이 책은 주제와 걸맞게 밀도 높게 완성되었다. 학문적인 요소가 다분하지만 문체가 간결하고 예시를 풍부하게 들었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다. 특히 7장에서 다룬‘ 신비주의’와 ‘마법과 지혜’는 독자로 하여금 흥미로움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