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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를 뒤흔든 불멸의 사랑
조동숙 지음 / 문이당 / 2019년 3월
평점 :
스물두 가지, 사랑, 사랑, 사랑 이야기[세기를 뒤흔든 불멸의 사랑]
언제부터인지 ‘사랑은 호르몬 장난’이라는 자조적인 말도 떠돌아다닌다. 하지만 이 말은 곰곰이 생각해보면, 시간이 흘러도 퇴색되지 않는 사랑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을 그대로 비춘다.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끊임없이 사랑을 주제로 노래하고 이야기해왔다. 그렇다, 너나 할 것 없이 사랑을 갈망했다. 그리고 그들 중 몇몇의 이야기는 지금도 후대로 전해 내려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까지 미묘한 여운을 남긴다. [세기를 뒤흔든 불멸의 사랑]은 그렇게 22개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존 레논의 이야기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들을 포함하여 루소, 카미유 크로델 등 대중적으로는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랑 이야기들도 있다. 인물들의 사랑 이야기만을 중점적으로 다뤘기 때문에,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또 이야기가 하나 끝날 때마다 시가 한 수 쓰여 있는 점이 신선한데, 이는 국문학을 전공한 저자가 기존에 발표한 본인의 시집에서 발췌했거나 새로 창작해 덧붙인 것이라고 한다.
직업적으로 한 분야에 큰 업적을 남긴 이들도, 태어날 때부터 부와 명예가 주어졌던 선택받은 이들도 사랑에서만큼은 다른 이들과 평등하게, 혹은 더 혹독하게 목말라해야 했고 그 결과는 때로는 비극으로 끝을 맺기도 했다. 이 책을 읽는 방법은 간단하다. 깊은 생각할 필요 없이 그저 옛날이야기를 듣듯 저자가 배열한 단어들을 따라 그들의 사랑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그만이다. 미친 듯 갈구했지만 얻지 못했던 회한들이, 결국 이뤄낸 거짓말 같은 불멸의 사랑들이, 333페이지나 되는 책 속에 알알이 박혀있다. 저자도 말했듯 이들의 사랑은 다소 파격적인 부분이 돋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들을 일관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것은 단연 어찌할 수 없는 사랑의 본능이다. 진실과 사랑이 점점 희소성을 더해가는 지금의 우리라면 어쩌면 이 이야기들을 통해 그동안 남기고 돌아섰던, 혹은 놓쳐버린 그 무언가를 돌아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